【이미지10】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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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성
가을걷이 복분자도 그만 익으라 전하고
얼음새 복수초도 더디 오라 전하세요
그적 옥정호에 비가 내리고 백양사 벗꽃도 비가悲歌처럼 흩뿌렸지요
금봉산 종댕이길, 일행은 저만치 오르고 산골이 산나무 주고 받던 산씨 오누이 주저앉은 까닭은
산딸나무 그늘에 발목 접질린 산兄 때문이라고 앙살이나 야무지게 부릴 걸
화순적벽 물염정 넘어 먼 외길도 잠시 끊긴들 뉘 나무라겠어요
청양해 정월 초이틀, 비는 추적추적 지상의 방 한 칸을 적시고
비보는 구름요람에 별을 전송하고
문턱까지 다다른 봄날
정읍시 북면 문전 텃밭에 잡풀 무성한들 그냥 두라지요
짧은 보폭 잰 걸음, 속사포 목소리도 쉬어 가라지요
산나무 무화과 익는 마을에서 하늘 마시고 산골이 글나부랭이나 되작 이며
筆을 나눠먹던 필부치였나니
어쩌겠어요 한동안 떠난 자리 휘청인들 사람 진국은 하늘도 냉큼 알아챈 게 지요
보이지 않는다고 영혼마저 떠났을까요 마을 뒷골 예서 제서 흔적도 흥건하네요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심인(尋人) / 김종성
태인 버스터미널 매표소 출입구 벽에
눈여겨 봐 주는 사람 없는 전단이 붙어있다
달력을 뜯어 뒷면에 싸인펜에도 침을 발라 쓴 듯
글자마다 정성을 다해 또박또박 쓴 글
난독증 불러올 그림퍼즐 같은 문장이지만
가난한 혼이 담겨있어 심장이 저려온다
사람을 차씁니다
이름은서민자이고 나이는야든아옵살머근 여자노인임니다
웃두리는재색색오슬이벗고 아랫두리는거믄색오슬이벗씀니다
구두는댄장색까래뻘건줄이잇는 비니루구두를신꼬잇썻씀니다
우리집이멀쩡허다가도 한번썩정신이오락가락헐때가잇씀니다
그런집사람을이저버린지가오래되엇지만 시방까지찻찌를못해서
가스미찌저지게아품니다 날씨는징허게춘디 어디서주것는지사럿는지
알쑤가업써 참말로애간장이타고속기노가남니다 내가죄인임니다
보신사라미잇으면 열낙을주시며는 그으내가백꼴남망허것씀니다
주거마땅한죄인 이경제올님
소한 칼바람이 전단지를 훑고 지나간다
참새 한 마리 빈 가지에 앉아 눈발을 쪼며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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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
지난 15년 음력 정월 초 이틀 느닷없이 생을 벗었으니
평소 너무도 김종성답다라는 말 외 할 말이 없었다
벌써 훌쩍 지난 일년의 그리움도 새삼하지만 아주 가끔은
무정한 시인이 그립다.
최승화님의 댓글

김종성이란 분한테서 전화왔는데요. 그곳 천당국 용인지역은
아직 도로공사중인데, 한 갑자는 더 걸린데요. 그러니까요...
요지는 한 갑자 더 사시다가 오시래요. 그럼, 정신언니 찾는
전단지 그 때 만들어서 들고 있을 거래요. 서두르지 마시고
천천히, 천천히 소풍 즐기시다가 오시래요.
추신) 그 때 복분자 한 병 들고 오시면 알아보신다고 합니다.
김종성님은 지금 키도 훨 크고 잘생겨서 모르실거라고,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슬픔도 기쁨으로 우회하며 승화 하는 여유로움이 보여 참으로 이뽀다.
시간은 조급도 장급으로...조바심도 느긋으로 바꿔주는 명약이군요.
천천히 와...모 시인의 시가 문득...
이제 그래요 물 흐르면 흐르는 대로...바람 불면 부는대로...
김. 종. 성. 시인님은 생전 마음으로 환생한다면 꽃남+훈남으로 환생하실 겁니다. 감사해요.
은영숙님의 댓글

최정신님
선생님! 설 명절 복 많이 많이 받으셨으리라 믿습니다
한 해 동안 행보마다 행복 하셨으면 하고 기도 드립니다
고운 글을 애틋한 마음으로 감상 했습니다
치매환자는 보기만 해도 가슴 시리 답니다 지식의 여타를 막론하고
누구도 몰라보는 안타까움......
선생님! 건안 하시고 좋은 시간 되시옵소서! ^^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은영숙님 설 명절은 즐거우셨겠지요?
'심인'...좋은시란 어떤 것인가? 늘 화두를 주지만
어떤 시는 내가 화자가 되듯 잠기는 글이 있더군요
봄이 문턱에서 아는 척을 합니다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金富會님의 댓글

감사 김종성님의 .....명복을 빕니다...
벌써 한 해가 지났습니다......사람은 가고....
최정신님의 댓글

가신분도 우리의 그리움이 보일까요?
사람은 가도 글은 남으니 열심히 끄적임도 결코 사소함은 아닌 듯
예쁜 아내와 듬직한 아들과...한살 더 보태시느라 수고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산나무 무화과 익는 마을에서 하늘 마시고 산골이 글나부랭이나 되작 이며
筆을 나눠먹던 필부치였나니///
동료시인을 떠올리는 시심에
저도 두 손 모아봅니다
새해 복 많이 추스르소서
선생님!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십여년 넘는 글 길에 잡아주고 다독이던 도반이었으나
바람결에 구름처럼. 거짓처럼 홀연 서둘러 먼 길 가신지
딱 한해가 되었군요.
돌아보니 추억이 넘치는 아까운 시인입니다.
제주시인님...새해 건강 여여 하십시요.
오영록님의 댓글

세배 받기 싫어하신다고 하여
안 갔습니다.//
님자도 같이 늙어가는 마당이라 그만두라하여
그만 두었습니다.
하지만 늘 건강하시고
다복하시기 바란답니다.//
으흠~~ 선한 눈빛이 선합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ㅎㅎ 세배 안 받으면 나이 안 주어 먹나요?
숫자는 숫자에 그치고 마음은 청산도로 살자요
오히려 편해서 좋습니다. 요즘이...
미움도 없고... 서운도 없고...노여움도 없으니...
오래 건강하셔야 해요...pll승!!!
현탁님의 댓글

시인을 기억하는 순간도 시는 숨쉬고, 그리움은 남은 자들의 몫입니다
김종성이라는 시인님의 1주기에 샘은 그의 시보다 더 맑은 시로 답을 주셨네요
명절 잘 보내셨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큰 절입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그러네요...정답을 얻네요
그리움은 남은자의 몫...사람을 가치로 평 할 수는 없지만
물로 치면 일급 청정수 같던 분이었습니다
탁님은 사감을 꿰 뚫는 재주를 가진 분...
해서 시를 잘 쓰나보네요... 굿 밤하세요.
이종원님의 댓글

반쯤은 남은 흔적,
그 빈의자 이미지와 딱 어울리는 추모의 글!!!
은근한 눈빛으로 화답해주시며, 일상을 재미있게 굴려가시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작년 설, 비보를 접하던 그 때가 바로 엊그제였음을 다시 상기해 봅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우리가 떠난 먼 훗날 누군가의 기억회로에
희미하게나마 머물 수 있으려면 착하게 살아야 할텐데
말처럼 쉽지가...이시인님에게 많이 배워야 하는데. 감사...
잡초인님의 댓글

마을 뒷골 예서 제서 흔적도 흥건하네요
최정신 시인님에 시심詩心에서
김종성 시인님에 숨소리를 보고 ,듣고 갑니다.
저도 가끔 김종성 시인님이 그립습니다.
고인에명복을 빌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한 시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별이 빛나는 창방을 꾸며주시는 잡초인님...
김종성시인님이 그립다시니...덥석...반갑습니다.
권시인님도 복 많이 담으세요.
활연님의 댓글

먼 길을 마다치 않고 휘적휘적 날아오시던 모습,
그리고 온화한 미소로 앉아 계시던 분,
이내 먼 길을 훌쩍 날아가신 분,
심인을 읽고 너무 좋다, 아름다운 서정시의 마음도
시골읍 소박한 정취도, 사람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었던,
지금은 고작 시 몇 편으로만 살아계시네요.
천상에서도 아름다운 시인으로 살아가시리라,
마음이 무겁고, 또 어느 때 모습이 아로새겨집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참 많이 닮고 싶은 인간상이었죠.
딱 칠십 시작점에 홀연 가셨으니 아까운 시인...
활님 기억에도 아슴한 분이셨군요.
허석(김만성)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이제야 봅니다...저희 형님을
지난 설날(2/8일 아침8시9분) 결국 엄니께서 형님 찾아 가셨습니다.
"너그 성은 대체 미국에서 뭐허간디 여태 소식이 없다냐, 인정머리 없는 놈~"
"엄니! 아무래도 형님께서 형수모르는 사건을 저지른 것 같습니다. 바람났나벼~
그러니까 연락없지 번호추적 될까 싶어서~"
"정신나간 놈 나이가 몇인데... 니 형수는 모르쟈??"
"형수님과 애들에겐 미국친구 회사에서 일 도와주며 돈 좀 벌어온다고 말했어요"
그렇게 딱 일년 형님기다리시다 요양병원 딱 육년 열 이틀만에
갑자기 종성형님 먼저가신지 아셨나 아흔여섯날에 서둘러 가셨답니다.
감사합니다. 저희 형님 잊지않으시고.......
늘 건필하세요... 고 김종성 동생 김만성 올림
최정신님의 댓글

그러셨군요.
계실 때...늘 아머님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저승길 아드님 외로우실까 봐 훌쩍 찾아나셨나 봅니다
좋아하신다던 야쿠르트는 챙겨 가셨는지?
그리움도 이쯤이면 참말이겠습니다.
다녀가신 발자욱에 김시인 뵌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