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4 이벤트 ) 동백, 논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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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 논다니
뿔난 파도가 점령군처럼 밀려온다
오촉 불 밝힌,
들국화 모란 수선화가 방파제다
동백도 맨몸으로 파도를 받아내고 있다
사내들은 꽃을 좋아한다지
섬이 바라보이는 그 악산 아까시아꽃, 알싸한
향기를 흠모 한다지
한 잎 한 잎 벗겨내며 소주병에 내일을 구겨 넣고
오늘만 산다지
꽃잎 같은 하룻밤만 산다지
갯바위 깨금발로, 동백꽃
어둠이 하수처럼 내리면
우둘두툴 바람의 껍질을 핥아 먹는, 붉은 입술
헝클어진 눈발처럼
벼랑 끝까지 휘몰아친다지
철썩 철썩,
시간에 갇힌 채 파도를 삼키는 여자
훌쩍 떠나버릴 술 취한 동박새 젖은 날개 펄럭거릴 때마다
붉은 차렵을 깔아논다지
가슴까지 덮을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한 잎 한 잎 벗겨내며 소주병에 내일을 구겨 넣고
오늘만 산다지
꽃잎 같은 하룻밤만 산다지///
만추의 장미나 겨울 동백이 엇비슷합니다
주책이라서 그럴까요, ㅎㅎ
... 논다지?
어감에서 수상한 노다지처럼 비칩니다
사랑을 살 수 있는...
감사합니다
김선근님의 댓글

반갑습니다 갑장님
퇴근길 버스가 석남동 육교를 지나가면
꽃이름이 빼곡한 술집들이 보입니다
그녀들의 낭떠러지 같은 생을 생각해 보았지요
네 풋사랑을 사고 파는 ,,,,,,,,,
늘푸르니님의 댓글

논다니...
삶의 아픔이 밀려오는 단어네요.
30여년전 청량리 어느 밤 골목길을 지나가다가 빠르게 스쳐갔던 풍경..
쭈욱 이어진 파스텔톤 쇼윈도우에 마네킹처럼 서 있던 한겹 옷차림의 여인들..
새하얀 얼굴에 붉디붉은 입술을 하고 기웃거리며 스쳐가는 허기진 사내들을 유혹하던.
수많은 꽃가게 이름중 라일락만 떠올라집니다.
짧디짧은 풋사랑에 꽃잎 한잎 떨어지듯 살점 한조각 뜯어지겠지요..
눈덮힌 붉은동백의 어여쁨에 매치된 삶의 처연한 글,생각속에 머물러갑니다.
김선근님의 댓글

댓글 인사가 늦어 죄송합니다 푸르니 방장님
동박새는 젖은 날개 펄럭이며 동백을 찾아 날아오지요
꽃이름 간판 사각 유리집 안 시간에 갖혀
철썩 철썩 파도처럼 살아가는 여인들
오늘도 도시 골목 모퉁이에서 볼 수 있는 아픈 풍경입니다
비릿한 갯내음 온몸으로 맡으면서 갯바위 붉게 핀 동백
그녀들의 삶과 대비시켜 보았습니다
날씨가 춥다니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고운 걸음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