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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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에 올라/광나루
들려오는 소리가 있다
8천만 년 전 태어나
1187미터 키를 하고
날마다 그 자리 서서
왔다 간
바람과 비와 눈과
발걸음 하나하나의 속삭임
온 몸에 깃들어
날개 되어 퍼덕이는 소리다
바위를 등에 업고 기도하는 가슴에는 애틋함을
바위를 머리에 이고 뛰는 가슴에는 용기를
바위를 껴안고 입 맞추는 가슴에는 희망을 주었기에
핏물이 낭자한 강변 둑에서
가슴들은 팔을 뻗어 새물을 찾았다
바라보는 이 뿌리치지 않기에
오르는 이 마다하지 않기에
날마다 나무들은
팔을 늘이고 손뼉 칠 준비를 하는
새로움을 꿈꾸는 가슴에 화살을 달아 주는
느긋하게 30제곱킬로미터의 펑퍼짐한 몸짓으로
시원한 물 내리면서
미소 잃지 않기에
그 속에 살아 있는 모든 것 숨을 쉰다
입은 없어도 말하는
신음소리
산장에 중봉에 입석대, 서석대, 천황봉까지 들려오기에
발길을 내어 주고
자리를 펴
귀 기울이는
그리고 잊지 말라고
기다리라고
속삭이는 무등산
말하는 무등산이다.
댓글목록
최승화님의 댓글

입은 없어도 말하는 신음소리/ 요 대목에서 목이 꽉 막힙니다.
좋네요.
광주 또는 무등산,이라고 부르면 항상 목이 메이는 사람 여기
하나 또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