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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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죽은 줄 알았죠.
시신을 덮은 천처럼 두려웠죠.
수양버들은 넉 놓은 사람처럼
흰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트였고
바람도 없었어요.
솔도, 매화나무도 하얀 삼베옷에 흰 모자를 머리에 써
두려움은 더욱 컸지요
멈춰선 차들은 하얀 관처럼 움직일 줄 몰랐고
입에 눈을 문 배고픈 새는 연신 소리를 내며
하얗게 질려 있었죠
눈을 본 아이가 소리쳤어요
‘야! 온 세상이 밀가루 천지다.
하느님은 엄마가 없나 봐!’
동심은 얼었던 마음에 눈을 내렸어요.
눈사람을 만들어도 충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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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종원님의 댓글

하늘이 땅을 뒤덮다가 무너져 내린 날에
끌어올린 시심이 돔심까지 끌어내셨습니다.
지금은 그 눈들이 눈에서 멀어져 보이질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