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가로수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겨울 가로수
누가 은행을 털어간 걸까요
흉측한 바람인가요
시간의 음모인가요
안녕, 하고 돌아선 목소리인가요
섣달에 갇힌 나목, 당신
빈털터리 네요
누가 당신의 그 소중한 잔고를
바닥내 버린 걸까요
이제 어디서 인출하나요
보관해 두었던 당신의 사랑
모조리 털려버렸는데
당신 마음에 돋아난 가난들
어쩌죠 어찌 다스리죠
숭숭 뚫린 추억 속 구멍들은
또 어쩌죠 어찌 메우죠
떠난 계절을 추궁해 보시게요
불면이 흐르는 강을 지나
눈물염전이라도 긁어 보시게요
그도 저도 아니시라면
손목에 붉은 꽃이라도?
그래 그러면 충만했던 시절로
돌아갈 듯싶습니까
가여워 보여요 당신
정말 가여워 보여요
바보 천치 당신
댓글목록
연풀잎님의 댓글

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좋은 시 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윤희승님의 댓글

처음 뵙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연풀잎님
좋은 글 많이 지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