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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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 春雨
고요한 나날이 온실 속 화초처럼
미적지근하게 피는 온화한 봄의 오후
그들은 사무실을 등지고 뒷편
바람 부는 길로 향했다
담소의 높낮이가 드문 그 길
여운만 풍유하게 흘러 넘치는 그곳에
에메랄드 잎 찰랑 눈동자 가득
풍령 울듯 아름다움은 번져가고
그들의 발은 바람개비 같이 돌면서
제한된 자유를 만끽했다
바람이 불자 발들이 움직였다
바람은 무엇인가?
혹자는 바람은 공기의 이동이라 했다
그러나
영혼은 바람은 공기의 이동이 아니라
공기의 이동을 느끼고 깨닿는
고고한 영혼의 갈증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사랑하고 싶지만 아픔만 주고
완전하고 싶지만 한계를 짓고
자유롭고 싶지만 속박되어 있는
죄수인 우리에게
당신의 병은 치료되었소
그 아픔과 고민을 이해하오
그리고 무너저가는 흙의 손으로 감싸며
말하길 당신을 용서하오라며 보듬는
사랑을
바람이 날 파도치는 날
마음 속 창문을 열자 처음으로 자각되었으니까
그 자각에 부딪혀 처음으로 존재하게 되었으니까
인적없는 그 길에 들인 햇볕이 바람
팍팍한 일상 속 부리는 여유가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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