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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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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69회 작성일 16-01-25 11:06

본문

징후徵候 / 테우리

 

 

 

붉은 원숭이들 극한의 추위를 뒤집어쓰더니 어느덧 백곰으로 둔갑했다

주눅이 든 한라의 백록은 쥐 죽은 듯 종적을 감춰버렸다

거리엔 길 잃은 팽귄들만 뒤뚱거리고 있다

선인의 가시 돋친 손바닥에

두 뺨을 볼모로 잡힌 채

 

극과 극으로 얼어붙어버린

빙점의 섬

 

보라! 시베리아와 태평양을 가로지르다 이 땅에서 버벅거린 

저 눈보라의 심기들을

 

불과, 백년 후

 

백곰이며 팽귄은 어느새 화석으로 숨어버렸고

신기루처럼 다시 얼씬거리는 백록은

시커멓게 털갈이하고 있다

 

사막의 낙타처럼 등짝에 때늦은 의혹을 달고

적도를 헤매는 중이다

 

넋 나간 오아시스의 행적

수소문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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