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하는 너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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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하는 너를 기다리며/광나루
물 떼들
무리지어 날아오르면
금세 어두워지는 하늘
햇살은 문을 닫고 제 집에 든다
물 떼
큰 날갯짓하는 날이면
바다는 덩달아 춤을 추고
장단이라도 맞추는 듯
돛의 신음 파도를 탄다
나무들의 아우성이 들리고
새들은 소리를 잃고 날개 접어
웅크리고 앉아
머리 위로 쏟아지는 물 떼들의 함성을 듣는다
벽들은
저마다 손을 내밀지만
손은 보이지 않고
여기저기 무너지는 소리
흐느끼는 소리
외치는 소리
그대 오는 길 번연히 알면서도
그대 자라는 것 번연히 보면서도
돌담 쌓지 못한 손들의 한숨만 터져 나오고
강가 동동 떠 밀려오는 지붕 위에 앉아
컹컹대는 강아지 보고서야
내가 주인임을 깨닫는다
내려놓지 못한 돌덩이 하나 발등을 찍는다
아직
와야 할 새벽이 있기에
새벽이 오면
햇살
대문 열고 나온다기에
신발 두 손에 꼭 쥐고
오늘도 댓돌 위에 서 있다.
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바다의 물떼 잘 몰랐는데 ,,
잘 읽고 갑니다 건 필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