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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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춥다
붓기 빠진 새벽 달이 구름 뒤에 숨었다. 일이란 핑계를 입술에 달고 몹쓸
사유 하나씩 덧대가며 하늘 한번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하늘엔 달과
별이 여전히 있을 법한데, 달이 차는지 기우는지 통 관심 밖이었다. 1.
부.진. 자. 해. 고, 2. 성. 과. 위. 주. 인. 사. 관. 리, 3. 취. 업. 규. 칙. 개. 정,
세상은 언제나 그러했듯이 대대손손 공평하고 관대할 것임을 나는 안다.
연일 헤드라인을 강타한 9시 대~박 뉴스, 강.추.위, 한껏 물 오른 강요는
외길 끝으로 바람몰이를 한다. 목 앞 기세등등한 칼날, 이따금 칼 언저리
에 섬광이 번뜩인다. 얼음박힌 살갗을 비벼대는 앙상한 나목 한그루, 아직
털갈이 중인 나목은 춥겠다. 해를 더할수록 늘어나는 탈모에 나는 더 춥다.
글쓴이 : 박 정 우
댓글목록
이종원님의 댓글

어릴 적에 빨리 세월을 끓여먹고 어른이 되고자 했던 생각이 떠오릅니다
그 생각이 치명타가 되어 세월을 막고 시간을 붙들고 선 몸통을 두배나 세배 빠르게 밀고 갑니다
그렇지 않아도 앞머리가 많이 부족한 저로서도 걱정이 바람앞에 등불 같습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박정우 시인님!!!
박정우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시인님, 감사드립니다.
야속하게 세월이 흐릅니다.
세상은 변하는데 제 몸과 마음이 복지부동합니다.
머리카락은 하나씩 세면대 속으로 빠져나가고
계절과 시간은 기약없이 흐르네요.
게으름으로 하여 시는 뜻처럼 써지지 않고,
중언부언하는 글들만 책상을 덮어갑니다.
삶은 늘 풍전등화 같네요.
날이 매우 차갑습니다. 감시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고현로님의 댓글

1. 부진자 해고 2. 성과위주 인사관리 3. 취업규칙 개정...
현실은 우연으로 인한 비극이다라는 말이 재차 떠오르네요...
박정우님의 댓글의 댓글

문제는
세상은 언제나 그러했듯이 대대손손 공평하고 관대할 것임을 나는 안다.
ㅠ.ㅠ
誕无님의 댓글

얼음박힌 살갗을 비벼대는 앙상한 나목 한그루, 아직
털갈이 중인 나목은 춥겠다./ 이 행 마음에 듭니다.
자신과 남을 빗댄(비유한) 것이지요.
좋은 빗댐(비유)입니다.
핵심과 포인트를 갖추고 들어오시니까...
다른 행들의 언어들도 함께 빛납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정우님의 댓글의 댓글

감사합니다.
모두 어려운 시절, 넋두리 한번 해 봅니다.
어서 겨울이 가고 봄이 찾아와
녹음이 우겨진 숲을 보고 싶어집니다.
1월도 다 지나고 있습니다.
강추위에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