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신(過信)의 신음 듣는다 > 창작시

과신(過信)의 신음 듣는다/광나루

너무 믿어

독초가 되어버린 허상들이 열병식을 한다

소리가 나서야 귀에 들려오는 과신

조정력에 자신감이 있다지만

얼고 녹기를 반복하는 땅 위에

영하의 바람 따라 내리는 눈송이 있어도

허리 굽히지 않고

꼿꼿한 몸으로 추억의 거리를 거닐었다면

휘청거리는 몸

허우적거리는 손이 있어도

발바닥은 하늘을 보이고 말리니

달리는 차 핸들 가벼워

씽씽 날다

허공을 가르는 것은

나를 위해 존재하는 산이라지만

발을 보지 못해

내 신발 구름 위에 던지는 것은

깊은 물 속

차가움이 거기 있어도

눈치 채지 못하고

나를 던져

바닷가 귀퉁이에 떠오르게 하는 것은

단단한 모습 보이지만

발목 건드리면 절룩거리는 줄 모르고

촘촘한 집 사이 땅을 파 비명 소리 듣는 것은

우리 아기 잠 잘 잔다고

집 비우고 마실 나가는 것은

너무 믿어

독초가 되어버린 오늘의 허상들

미끄러운 눈길 위로

과신의 신음 넝쿨 되어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