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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van beethove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86회 작성일 16-01-23 10:27

본문

 

여기 길이 하나 있습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길.

야누스처럼 수많은 얼굴을 가진 길

생존을 위해 생명을 걸어야 하는 데서부터

생존을 위해 삶을 내려 놓아야 하는 데까지

자연의 변화만큼이나 다양한 변주를 울리는 길

수많은 사람이 완성한 길이지만

내가 가지 않고는 완성되지 않는 길

세상 모든 이의 길이지만 오직 나만의 길이 있습니다.

앞으로만 가야 하는

뒷걸음질 칠 수 없는 길이기에

자꾸 뒤 돌아보게 되고

누구나 쓸쓸한 추억에 젖어 후회로 가슴 저미는 길이 하나 있습니다.

 

풍악을 울리고 원님 나팔을 앞세우며 가마 타고 가거나

패랭이에 미투리를 신고 자갈을 밟고 가거나

모두 꼭 같은 이름의 종착역에서 내려 꼭 같은 출구를 나서야 하는 길

 

시간의 정확한 눈금 위에

세월이란 또 다른 강물 같은 흐름에 제각각의 배를 띄워야 하는 길

시작과 종점이 너무나 확실한 길이지만

어느 곳이나 출발점이 되고 종착점이 되는 길

누구에게나 처음 가는 길

누구에게나 낯선 이 길

신기루 같고 카멜레온처럼 변화무상한 길

어린아이 걸음마 같이 위태위태한 길이 하나 있습니다.

 

색색의 등불이 무수히 가로등처럼 서 있고

곳곳에 수많은 이정표와 경고등이 불을 밝히고 있지만

내가 발을 내디딜 때는 언제나 등 뒤에만 있는

안개 자욱한 길

 

내 힘으로 꿋꿋하게 걷는 길이지만

지나고 나면

한 번도 내가 주인 된 적 없고

너무나 하찮은 것들이 주인인 행세를 한 양 나를 비웃는 길

혼자 가든

같이 가든

당당히 가노라며

가보고 나면

뒷동산 여시*라도 돌봐주지 않고는 갈 수 없었든 길이 있습니다.

 

봄바람에 꽃잎 지듯 지는 목숨,

밟히고 꺾여도 질경이처럼 끈질기게 이어가는 목숨들이

얽히고설켜 피고 지고 한세상 가는 길

시원의 침묵의 샘에서

맑은 울음으로 시작된 강물

깊은 바닥의 고독과 적막이

악다구니 같은 포말들을 이고 지고

바다로 가는 길이 하나 여기 있습니다.

 

이 길을 가는 이들이여

그대가 마지막 종착역을 내릴 때는

아무도 그대의 걸어온 길을 탓하지 않습니다.

기억 속 가장 후회스럽고 가슴 아픈 사건이

그대의 임종을 지키는 마지막 손님

이 길은 너무나 정확한 눈금으로 이루어진 시간의 자이지만

우리는 이 눈금 위에

걷는 자의 역법에 따라 세월의 빗금을 세기며 갑니다.

자연이 이 엄밀한 크로노스**의 금위에

얼마나 아름다운 세월의 카이로스***를 조각하는가를 보시라.

 

한 눈금의 시간 위에 수많은 세월의 빗금을 그을 수도 있고

열 개의 눈금 위에 단지 하나의 빗금만을 그을 수도 있습니다.

이 길 위에 세월을 조각하는 것은 시간의 몫이 아니라 걷는 자의 몫

누군가 어느 한 사람이라도 그대 뒤에 오는 자가

엎어지고 자빠지고 넘어졌을 때

그대의 역법으로 세긴 세월의 풍경을 돌아보고

놀라 벌떡 일어설 수 있다면

술에 취해 시름의 갈지자로 주름살 가득한 빗금을 그렸더라도

그대는 세월을 주름잡은 사람.

 

 

*여시: 여우의 경상 사투리

**크로노스: 물리적 시간

***카이로스: 세월을 주도하는 주인공이 이룩하는 창조적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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