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지울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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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지울 수 없어
눈물처럼 맺혀 세상을 바꾸어 놓는다 해도
홀로 깨어나 어둠을 밟으며 마당을 배회하다 보면
무심한 달빛은 어둠을 집어 삼키고 고요에 들었다
은하수 건너 어느 별에는 또 누구가 살고
수많은 군락을 이루며 밤마다 찾아와
무슨 말을 속삭이긴 하는데
깊이도 모르고 잉크처럼 번지는 호기심이
무슨 연유로 저렇게 밤새워 잠 못들게 하나
창문에 걸터앉은 밤은
고이 여물어 가는 빛으로 아로새길 시작이었다
내 가슴엔 하얀 여백이
바람 앞에 촛불처럼 말을 잃어 버렸다
먼 추억의 뒤안 길 세월은 가속 페달 밟으면
무심히도 많이 낯이 설어
여린 가지 위에 달빛은 미풍에도 온몸을 떤다
달빛 품은 장독대 앞에
울 엄마 치성 드리던 모습 드리우고
고난의 시새움으로 먼 은하강 건너셨네
차마 다 기억 되지 않는 그분의 그림자
두견새 울던 그 어느 봄날
장독대 위에 달이 잠들고 구름이 흘렀다
밤마다 파란 하늘에 부끄러운 고백을 하며
백골이 망부석에 드러 누웠네
쉽게 잊혀지리라 생각 했는데
저 속 깊은 곳에서 치밀어 오르는 설움
쉽게 지울 수 없는 인연의 굴레
먼 훗날 만나면 검은 가슴으로 손을 잡으리다
슬픔은 그져 남은 사람 몫으로 남아 있어요
청풍 추모공원 한켠에
고이 고된 흔적 남겨 놓았네.
댓글목록
은영숙님의 댓글

활공님
안녕 하십니까? 반가운 시인님! 자주 뵈오니
겨울 바람도 훈훈한 것 같네요
부모님의 삶이라 자식 들이 증인이라 생각 합니다
특히 엄마의 인생 ......
시인님은 더욱 효성 스러운것 같아요
저도 소녀 시절엔 효녀 딸로 꽤 알려 젔었는데
그래도 못다 한 사연만 애틋하게 남더랍니다
달빛 청아한 밤엔 가슴에 아픔이 유독 생각 납니다
짠한 마음으로 동행 해 봅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좋은 휴일 되시옵소서
시인님! ~~^^
노정혜님의 댓글

아픔은 살아 있는 사람의 몫
가슴에 품고 살다가 물같이 바람같이 떠나는구나
누구나 추억이 있어 아름다움이
가슴에
늘 감사해요
건필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