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마디 > 창작시

- 시간의 마디 -

                                        이장희

담배를 피우면 순간의 시간마디가 끊어진다

간격이 틀리지만 마디의 시간을 잡으려 한다

토막 나기 직전까지 시간의 마디를 보호한다

시간의 마디를 박제시키고 싶다

동그라미를 그릴 수 없는 시간

매끄러운 시간을 품어보고 싶어 그 마디를 끊는다

부드럽게 스치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어

시간의 마디마디에 흔적을 남기고 싶었어

쓸데없는 시간을 절구통에 넣고 빻아버렸어

시간의 알갱이는 너무 굵어서 탈이야

가느다란 마디를 가진 시간이 필요해

아낄수록 자꾸 도망가는 시간의 목덜미를 잡는다

마디를 조심조심 만지며 중심을 세우고 있다

세월과 폭포는 닮은 데가 있지만 마디가 없는 게 흠이야

시간도 처음에는 마디가 없었어

일방적으로 시간의 몸에 미디를 삽입 시킨 것이야

시간의 마디를 잘라내어 도마에 올려놓고 싶어

소중한 시간만큼은 소장하고 싶은 충동이 생겨

마디를 끊어 살펴보면 가치가 있거든

달아나려는 시간의 마디를 검지와 집게로 잡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