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다리 > 창작시

이기대 산책로에 구름다리 하나 있지

허공을 삼키고 있는 저것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위태로운 생애가 어제도 오늘도 끝 지점을 밟고

흔들거림을 숙명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저것

누군가를 흔들어 비명 지르며 주저앉히고 

 겁먹은 발걸음에 희열을 부여했을 허공에서

혼자 가고 있는 길을 그려내고 있는 저것

수많은 바람의 몸짓

흔들거리는 여유로움  읽고 있는 옛 선비의 환생을 본다

계곡 사이를 이어가고 있는 절박한 고백이다

절박함의 끝에 몸 맞기는

산의 노래도 서로 한 박자로 어우러지기도 한다

떨어질 수 없는 극한의 외로운 사투 한때

나도 저렇게 살고 있다 착각한 적 있었지

알량한 욕망에 취해 흔들림을 무시하며 살았지

다리를 건너면서 흔들리는 다리만 탓하면서

자신의 중심이 흔들리고 있음을 알지 못했지

날 태우고 오랫동안 나의 무게 받아내면서

허공 한입 베물고 침묵하기만 했다

산자락 하나 지니고 더 이상 바라지 않는 저것

어설픈 무게로 다리를 흔들고 있는 난

허공 속으로 스며들지 못하는 잡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