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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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 아가씨
잘 깎아 놓은 오뚝한 콧날은
구름마저 녹슬게 만들지
못쓰게 만들어 더 이상의 시원한 빗줄기
언덕 아래에서는 기대하기 힘들지
풍만한 언덕은 고성능 화약창고
가끔 터지는 소리에 놀라 녹으며
끈적하게 가슴속을 흘러내리며 쓸어내리지
아가씨의 기억은
아가씨의 모습이야?
세금 과부하가 걸린 소문난 마녀는 사과를 갈아
주사기에 넣었어
아가씨는 감각을 위해 감각을 잃고 누웠어
마녀의 역할은 주로 남자가 맡았지
잘 짜여진 역할극 같았어
갈비뼈를 책임지고 싶었기에
눕히는 건 예나 지금이나 남자의 몫이었어
정교한 메스는 마지막처럼 위험해
재봉틀이 멈추자 처음처럼 설레였어
아가씨는 다리가 길어지는 꿈을 또 다시 꾸기에
새로운 기다림은 언제나 초조해
과녁을 이야기하며 담소를 나누는
화살과 총알과 반짝이는 메스는
이제까지 외면에게로 향했던 시선과
새로이 자리잡을 거울로부터 벗어날 소음을
남김없이 관통하고자
오후의 비늘을 빠르게 깎아 내고 있어
만남과 헤어짐은 지겨운 동사이기에
기약에 관한 덧없는 형식상 뜻풀이는 하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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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달의지구님의 댓글

기약에 관한 덧없는 형식상 뜻풀이는 하지 않았어 /
시의적절한 서사네요.
오늘 이 한 편으로 즐기겠습니다.
원스톤님의 댓글

달의지구님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은 달을 생각하며 하루를 즐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