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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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튀기 / 테우리
새우가 고래로 둔갑한다는데
세상에 이런 일도 있을까
어느 돌섬이 삽시간에 때 아닌 풍랑을 뒤집어쓰더니 서너 마지기 남짓 자갈밭으로
어림 됫박 서 말 가옷 새우들이 기어들었다
보리라도 심어야 까무잡잡한 새끼들 똥배 보리새우만큼이라도 불릴 텐데
웬걸 통째로 염장할 판국이니 대대손손 환장할 노릇임에 틀림 없다
도리 없어 동네방네 나 죽겠네를 연거푸 입방아 찧고 다녔더니
풍랑에 휩쓸린 썩은 고래 등짝에서 기름이 둥둥 떠올랐다
소금에 절인 자갈밭에 거름으로 줘봐야 불 보듯 망조
대신, 동안의 한탄을 고래고래 지르며
지글지글 고래기름으로 튀긴다
서너 마지기 밭뙤기에 든 서 말 가옷 새우들을 내친김에 곰팡이로 잔뜩 버무려
마리당 몸집이 오백 평이나 되는 대왕고래로 부풀리기로 작정한다
뻥뻥 터지는 소리에 자갈밭에서 금싸라기 펑펑 쏟아진다
때마침 섬에 떨어진 날벼락이 돈방석을 키우고 있다
새우들을 기어코 고래로 둔갑시킨다며
호시탐탐 그날을 노리고 있다
이러다 태풍이 길들인 천둥벌거숭이 번개가 닥치는 날엔
변신한 고래등에 날개가 돋칠 것이다
시조새의 징조로
댓글목록
香湖님의 댓글

좋은 시절 다갔네ㅎㅎ
객지 밥 배고파도 그래도 그때가 좋은데
나는 자유다 하고
제수씨 한테 잘혀요
김태운.님의 댓글

그러게나 말씀입니닷
객지에서 먹는 누릉지
나홀로 반주
오히려 그때가 글 생각도 나던뎁쇼, ㅎㅎ
깨갱 하고 삽니다
창랑님의 댓글

내친김에 밭뙤기에 금싸라기 펑펑 쏟아지면
좋겠는데. 더라는허황된 생각도 듭니다...
즐거이 읽고 갑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언젠가의 추억으로 거품이 되어버릴 것 깉은 조바심입니다
몹시 춥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