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해변의 겨울 풍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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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해변의 겨울 풍경화 / 안희선
차가운 바다 위에 하얀 그리움처럼,
겨울비가 내리는 날
낡은 옷자락을 여미고,
소나무 우거진 저녁 언덕에 기대이는
힘든 가슴이 있다
외로이 남겨진 모습은 홀로, 쓸쓸한 신음
멀리서 절규하던 바람이 불어와,
하루를 걱정하는 삶의 외딴 집 부근을 배회(徘徊)하다가
쏴-아 하는 흩날림이 되어 하늘 높이 솟구치고
내리던 비는 제 김에 하얗게 보풀어 흰 눈이 되노라면,
바다는 격정의 숨결을 기포(氣泡)에 담아
수평선으로 치닫는다
언제나,
함께 타기엔 너무 작았던 조각배는
오늘도 심술궂게
먼 곳에서 혼자 외로움의 닻을 내리고
한때의 아름다웠던 기억들은
세찬 파도에 깎이어 아파한다
차라리, 서로 부둥켜안은 채
해변의 모래가 되어 누워버린다
품어왔던 사랑이란 아픈 신앙의 흔적 하나,
바닷가의 조약돌로 남기고
출렁이는 물결이 처-얼썩 바위를 때리면서
마지막 그림에 슬픔의 획(劃)을 그어갈 때에,
내 안의 하얀 그리움이 남겨놓은 추억은
조용한 눈물로 얼룩진
수채화를 그린다
기다리는 해변의 겨울 풍경화를 해마다
그렇게,
내 가슴에 그린다
夕陽의 스베니루 - Nishimura Yukie (piano)
댓글목록
誕无님의 댓글

기다리는 해변이 자기 자신이기도 하며,
간절한 그리움이 될 수도 있고.
타국에서 그리는 조국이 될 수도 있고,
또 어머니, 사랑하는 연인, 기타 그 무엇을 상징하고 있겠지요.
시가 너무 좋습니다.
제가 낭송해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낭송하면 잘못 할 거 같지요.
제가 웅변을 잘합니다. 호흡 조절과 강약 조절과 끊어 읽는 것을 잘합니다.
웅변은 호흡 조절과 끊어 읽음에 있지요. 5분30초에서 7분 안에 끝내야 하고요, 안 그러면 감점처리 되지요.
사회에서는 전국대회에서 웅변으로 이름을 날렸고,
군단장(쓰리 스타, 별 세 개) 표창을 세 번 받은 군대 선임이었던 하늘같이 보이던 이용필 병장에게 배운 웅변입니다.
군인의 신분으로 배운 웅변이기에 쪼인뜨 까이면서 배운 웅변입니다. 아야, 아야하며 배운 웅변.
그때 저는 일병 2호봉이었습니다.(벽돌 두 장, 요즘은 계급을 밧데리로 표현하더군요)
군대(2320---으로 시작되는 사단 군번으로서 25사단 제 1 땅굴, 879 GP에서 근무했습니다.)에서
웅변을 잘해서 포상 휴가를 7번 나갔습니다.(논산 군번, 사단 군번이 가장 많았고, 그 외 기타 군번이 있었지요)
(제가 근무하던 당시에 포상 휴가는 6박 7일 짜리였습니다.)
처음에는 포상 휴가 나가니까 어머님이 버선발도 뛰쳐나오더니,
그다음부터는 너무 자주 나가니까 아는 척도 안 하더군요. ㅠㅠ
찬장 식은밥 신세가 되더군요. 정기 휴가도 나오고,,,포상 휴가도 자주 나갔으니까.....
맨날천날 보는 놈이 되어 버렸지요.
직접 방위성금(돈) 수금해 가는 나쁜 놈으로 각인되었으니까요. 없는 살림에...........
뜻이 좋고, 표현력은 제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너무 좋고...요.
뭉클하게 해서 더 좋고요.
잘 읽었습니다.
건강하셔야 합니다.
댓글에서 밝히지 않아서 그렇지
제가 시인님의 시(글)를 많이 좋아합니다. 특히 '내가 읽은 시' 평을 더 좋아합니다.
꼭, 꼬~~~옥...건강하셔야 합니다..아셨지요?
건강 잃으면 아무것도 안됨을 잘 아시잖아요.
안희선님의 댓글

군생활을 말씀하시니..
저도 그 시절이 떠오릅니다
저는 경기도 벽제에 있는, 1군 1군단 포병사령부 본부에서 행정병으로 복무했는데..
제대 말년엔 나름 한 끝발 있었지만 (위관급은 물론이고, 영관급 장교들도 제 앞에선 너무 어려워했다는 거 - 웃음)
아무튼,
전입 첫날을 돌아 보자면, 이름이 계집애 이름 같다고 해서, 또 대학 다니다 왔다고 해서,
선임들에게 말도 안되게 심한 얼차례 받던 기억도 새삼스럽고 (웃음)
지금 돌아보니, 그 역시 그리움입니다 (하영순 누님 시인님의 시집 제호처럼요)
부족한 글에 귀한 말씀으로,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은.. 제가 드릴 말씀은 없지만
아무튼, 탄무 시인님께서도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말씀처럼, 건강 이상 소중한 건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