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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江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772회 작성일 16-01-20 05:19

본문

면도 - civil_poet

아침이 되어 눈을 뜬다
거울을 보니 하나의 꿈이 죽어
입 주변에 하나의 산소가 생겼다
하루를 살아가기 위해
나는 꿈을 잉태해야 하고
내뱉는 연습이 필요했을 뿐이다
무딘 가슴은 펑펑 울지도
피가 나지도 않는다
무성한 잡초를 보면
빠르게 일어나고, 빠르게
밀려가는 모습이 나의 하루와 닮았다

나의 꿈들은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벌초주기가 점점 빨라짐을 느낀다
어제 아침성묘를 마친 뒤, 내 꿈통은 비었고
새 꿈들이 성대 부근까지 모락거렸다
거기까지- 기억이 난다
아마 공허를 감추기 위해 거품을 둘러댔겠지
어젯밤 당당했던 모습은 거울 속에 없고
숙취를 동반한 부끄럼과 같이 서서
꿈의 무덤 앞에 숙연해진다.
추천0

댓글목록

이종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하나의 꿈이 죽어
입 주변에 하나의 산소가 생겼다//
정말 멋진 표현입니다.
나의 하루와 닮은 일어서고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는 삶의 현장을 옮겨왔는데
꿈같은 하루처럼 잘려나갔습니다.
깎여나간 만큼 오늘도 그 꿈을 풍성하게 만들고 있겠지요..
작품 잘 감상했습니다.

江水님의 댓글

profile_image 江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종원 시인님
매일 자라나는 수염이 혹
내가 놓친 꿈들의 무덤이라면
또 그것들을 다 잡을 수 없기에 필연적인 거라면
행여나 그꿈들앞에 부끄럽지않은
오늘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자란 작품에 멋있다 고 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허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면도로 또 이렇게 표현이 되는군요
벌초와 무덤
재미있으면서 화자만의 사유가 살아 있는 글을 읽는 아침입니다
좋은 시 자주 좀 올려주시고요

최정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자는 미지세계의 일이라 대리느낌이 이런 것이 군요
벌초주기가 빨라진다/ 해학적 기법이 재미있습니다.

江水님의 댓글

profile_image 江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허영숙 시인님

청소년방에서부터 익숙하신 이름이라 더욱 반갑습니다^^
사실은 그 이미지에 대해 단시간에 굉장히 퇴고를 많이해서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게
잘 드러나지.않은 부분도 있는것 같습니다만 좋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앞으로도 이 반가움으로 자주 뵈었으

江水님의 댓글

profile_image 江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정신 시인님

저는 꿈들을 잊은채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표현했지만
여성의 입장에서는 또 말씀하신대로 미지의 세계라 해학적인 표현이 될 수 있다는 걸
느끼게 되는군요 시인님 느끼기에 해학적이고 좋은 시 쓰도록 해보려합니다
모자란 글에 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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