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속의 섬 (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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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속의 섬 (퇴고) / 이 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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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문을 만진다 |
손잡이 없는 그를 두드리며 |
바다에 반쯤 잠긴 다리를 끌어당긴다 |
어제 열지 못했던 섬은 자리를 옮기고 |
눈앞이 다시 바다였다 |
섬은 유실된 것일까 |
섬은 그 자리에 있고 나를 놓은 것일까 |
표류를 거듭하는 난파된 시간 |
너울 밑으로 망각처럼 가라앉았다 |
아침이면 습관처럼 바다를 열어 |
통발에서 기억을 건져낸다 |
아스팔트 건너 참치 떼를 쫓다가 |
시간을 놓친 주자(走者)들이 모인 골목에 |
잃어버린 공간들이 휘청거린다 |
길이 묶인 자리 가슴이 식은 자리 |
질주는 속으로만 숫자를 센다 |
뒤로 돌아서자 거꾸로 뒤집힌 세상 |
파도에 하늘이 내려서는 동안 |
문득 거울 뒷면에 오늘이 보인다 |
거기 내가 가야 할 쉼이 있다 |
오호, 말없이 다시 찾은 나의 섬 |
능청에 문을 닫을 뻔했다 |
댓글목록
허영숙님의 댓글

퇴고한 작품도 좋습니다
요즘 그분이 오신 듯, 주시는 시마다 오래 읽게 합니다
덕분에 창작방에 온기가 돌기도 합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아직도 부족함을 느끼기에 언젠가 또 다시 퇴고로 올려야 하겠지요
그래도 자르고 세우고 뽑아낼 수 있게 된 것이 좋은 징조 아닐까 합니다
사람과 시가 넘쳐나니 훈기가 가득해집니다
자주 들려서 격려 뿌려주시면 창방이 더욱 뜨거워지지 않을까 합니다
誕无님의 댓글

퇴고하신 글이 좋습니다.
공부하신 것, 애쓴 것들이 수두룩하게 읽혀집니다.
헤아리기 좋게 노래해주셔서 뜻이 잘 읽힙니다.
잘 읽었습니다.
날씨가 굉장히 춥습니다.
건강관리 잘하십시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탄무 선생님!!!
좋은 격려와 또 깊이 생각하라는 충고들이 아마 시를 짓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깊음으로 주시는 말씀, 여기저기에 뿌려지는 거름이 됩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활공님의 댓글

우리네 삶은 시인님 말씀데로
섬속에 섬에 사는듯 합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겪었을 고독과 고뇌들이
글귀마다 맺혀 한편의 시가 완성 된것 같습니다
시인님 추운 날씨에 몸 건강 하시고
많은 푸르른 시향 성필 하시길 빕니다
감사 합니다 시인님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섬을 찾으려 하나 섬 속에 갇혀 섬인줄도 모르고 허방을 딛는 모습과 흡사하지 않겠습니까?
그속에서 연무처럼 피어나는 고독이 때로 내게 길을 찾아내는 방법을 선물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자주 뵈니 좋습니다. 열정을 뵈니 더욱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江水님의 댓글

이종원 시인님
시인님 작품은 참 생각을 많이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아직 부족한 제가 읽기엔 치열한 고뇌들이 매 구절마다 수를 놓습니다
날씨가 추운데 지퍼 꼭 잠그시길 바랍니다
아무쪼록 따뜻하게 머물다 갑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제가 글을 완변하게 내놓지 못해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세밀한 퇴고로 다시 좋은 작품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덕분에 지퍼 잘 잠그고 밖으로 나갑니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아침이면 습관처럼 바다를 열어
통발에서 기억을 건져낸다 /
건진 기억이 대박의 통발이 되기에
서술의 짱이 되어가고 ...시신이 은혜를 그대에게만 편애 하는 듯
퇴고는 100번해야 한다라는 정석을 읽었어요.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많이 건져 올리려 합니다. 그 중에 잡어도 있고 월척도 있고 맛도 있겠지요
다듬고 취사하면 한 상 가득, 기쁨이 올라올 수 있을 테니까요
선생님의 격려 감사드립니다
박성우님의 댓글

민다.. 두드린다....
가도의 퇴고가 생각납니다.
부지런한 형님!!!
글도 좋은데.. 다작까지.....
부럽습니다.
갠적으로 퇴고를 몇 번쯤 하시는 지 궁금합니다.
전 한 10번 정도 손 보는 것 같습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그저 생각날 때마다, 샘솟을 때 쓰려고 합니다.
언제 그 샘이 막히고 통로가 막힐 줄 모르니까요..
일단 써놓고 퇴고를 하려 합니다.
저도 퇴고를 미루는 습성이 있어서 그렇기는 한데...
좀 아니다 싶은 것은 얼른 벗어서 씻고 닦고 두들겨 때를 빼야 하니까요...
시인님의 부드러운 필법은 늘 가슴을 뺏아가는 마력이 있습니다
자주 좋은 시 보여주시니 창방이 활활 타오릅니다. 고맙습니다.
시엘06님의 댓글

오랫동안 생각을 하게 하는 시입니다.
자신을 돌아보며 조용히 침잠하게 하는 시입니다.
이렇게 시란 내면으로 향하게 한다는 것. 촉촉히 가슴을 적시게 한다는 것.
좋은 글의 전형을 보는 것 같네요. 감동으로 물러납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가끔씩 군중속의 고독이랄지, 도심에서 홀로 떠도는 섬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그것을 적어보려 했는데... 왠지 내용이 턱없이 모자람 같습니다
또 좋은 생각과 연결되었을 때 퇴고를 빌려야겠지요..
과찬의 말씀을 거두시고 좀 더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시엘06님!!!
현탁님의 댓글

바다 와 하늘 그리고 나
좋네요. 퇴근하려다가 흔적남김니다 오늘은 가정의 날이야요
일직퇴근 하는 날
즐거운 시간 ..형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남긴 발자국에 뭔가 작은 선물이 들어있을 것만 같은...
그래서 바다와 하늘 그리고 나를 다시 생각하고 연결해보려 합니다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고맙습니다. 탁님!!!
활연님의 댓글

만재도 심연을 한참 들여다보고 오신 듯하군요.
심안이 가없는 수평선 너머까지입니다.
생의 단절과 아픔을 노래한다.
즐거운 시간..오빠.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만재도 속 풍경은 오려내서 도심 곁에 두고 들락거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럼에도 만들지도 찾지도 못하고 주변을 서성거릴 뿐이지요
어쩌면 이미 찾은 섬속에서 다른 섬을 찾고 있는 자화상일거라는 생각도 하고요..
매여있는 것에 대한 반작용????
고맙습니다. 활연샘!!!
문정완님의 댓글

풍덩~ 시바다에 몸을 담구고 수평선에 귀를 대고 입을 맞추고 소리를 듣고 갑니다 ^^
섬은 나일수도 있겠고 타자일수도 있겠고 ...내가 찾는 도착하지 않은 미지의 땅일수도 있겠고 ...등등의 생각
잘감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