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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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속한 계절
습기가 없는 대지는
낙엽을 들추어내면 움추리기만 했고
가을 이야기가 영근 알밤처럼
탱글탱글한 목소리로
잠들 기색도 없이 분주한 수다질이다
이제는 내 세상이라고 봄이 살랑거려도
겨울은 아무 대꾸도 없이
묵언수행 중인 모양이다
그져 허공을 향해
한숨 섞인 메마른 넋두리를 늘어 놓는다
가슴이 저릿저릿한 세월의 생채기들이
등굽은 산등성이 따라 굳어져
인내하는 心思에는 겨드랑이까지 땀이 난다
끝까지 버티던 이름모를 잡초도
어느날 아침에 나가보니
허옇게 온몸을 녹여놓고 대지 위에 들어 누웠다
삶 앞엔 누구나 계층이 다르지만
죽음 앞에선 그 누구도 평등하다
숨이 가쁜 듯 비틀대는
뼈다귀만 앙상한 겨울 앞에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고스란히 홀로 버터야 될
냉정한 자연의 법칙 앞에 숙연해 진다
산 그늘 두터워도
턱까지 밀려 들어 온 메마른 갈증
싱싱한 물고기 처럼
세상을 향해, 겨울 앞에서
온몸 비틀며 퍼덕이다
더는 줄 것도 받을 것도 없는 현실
야속한 마음의 중심을 그래도 하늘에 두고 싶다.
댓글목록
은영숙님의 댓글

활공님
안녕 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자연의 법칙 앞에 살아있는 모든 것 들은
야속한 계절이라 생각 하지만 보다 나은 대비책 앞에선
즐거움으로 승화 될 수도 있겠지만 여건이 허락지 않는
나 같은 사람에겐 비실비실 할 수 밖에요 (웃음)
공감 속에 즐겁게 감상 하고 갑니다 시인님!
늘상 곁에서 자알 배우고 갑니다
건안 하시고 즐거운 휴일 되시옵소서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