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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8] 얼어붙은 바람의 소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986회 작성일 16-01-12 10:14

본문

 

얼어붙은 바람의 소리 / 테우리

 

    

 

오늘따라 흐릿해진 소리마저 잠잠하다

 

- 설마, 바람 잘 날 없던 이 섬에 바람 한 점 없다?

 

선뜻 고개를 수그려야 할 수긍首肯에 대한 반발

一의 문자로 가로젓는 웬일의 부호다

꼬리를 단 의문에 억지 바람이라도 쏘이고 싶다는 걸음이 속도를 재촉하고 있다

한 발 뗄 때마다 귓볼을 애무하는 소리 슬며시 달겨든다

속도가 붙을수록 치덕거리다 점차 헉헉거리는 소리

이윽고 서로 부딪치는 소리

멈추는 순간 뚝 그친

소리와 소리들

 

- 그 바람마저 얼어붙은 것일까?

 

바람의 파동이 서로 부딪치며 안달이 났지만 그 형체는 안중에 없다

아둔한 체력에 그것도 잠시,

언뜻 허공을 가르며 착륙을 서두르는 속도의 정체

파문의 빗장을 열며 굉음을 지르고 있다

울컥 심장 떨리는 소리

긴장의 마중이다

 

쿠릉쿠릉 쿵쿵

 

도전과 응전의 충돌이랄까 도플러의 발작으로 귓전을 때리는 금속성의

묵직한 음계와 거센 음계 그 사이로 심금을 찢어발기는 어색한 음색들

잔잔한 파장으로 어깃장이 스며든다

융단의 파음으로 예정된 시간이 창공을 뚫고 내지르다

회심의 불꽃을 피우며 끝내 멈춰버린

착지 후 정제된 소리들

마침내 평탄한 활주로의 억장을 무너뜨리며 수그러지던,

안심安心의 날숨들이다

 

새해벽두부터 자해의 된바람을 일으키며 쏘아올린 어리석은 풍파

폭음의 공갈과 확성의 규탄으로 귀청을 들쑤셨지만

바람 한 점 없이 무덤덤한 이 평화의 섬엔 어느새

눈덩이 같은 설렘만 한라산이다

 

- 백마 타고 임 오실 조짐일까?

 

하얀 축복의 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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