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3>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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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한참 동안 멍하니 당신을 기다렸어
끝끝내 당신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
곱게 써내려간 편지 한 장을 손에 쥐고,
아마, 어느 해 12월쯤 이었을거야
은행동 자주 찾던 찻집 앞에서
오지않는 당신을 기다린 거야
모월, 모일, 모시 만나자하던,
애타는 기다림을 남 몰래 두고온 자리
당신 없는 빈자리에 가지런히
편지 한 장 놓아두고 되돌아 왔지
바람이 몹시 불던 날이었지 아마
길변 가로수가 흔들렸고
큼지막한 이정표가 휘청거렸어
보고싶다 꼭 만나자 꾹꾹 눌러쓴 사연들
행간을 가지런히 채워가던 우리 사랑이
세월따라 한글자씩 지워져갔지
우린 어느새 어른이 되었고 결혼을 하고
아이 손 잡고 학교엘 갔어
여전히 찻집 앞, 정류장엔 낯선 사람들이
오래된 습관처럼 510번 버스를 기다렸지
어둠이 밀려 왔고 다정한 연인들이 모두
떠날 때까지 당신은 오지 않았어
찻집 앞에 덩그러니 놓인 편지 한 장만
찬바람 맞으며 밤새 몸살을 앓았지
바람에 날려간 청춘의 열꽃
어느 날인가, 어렴풋이
아이 손잡고 곁을 스치는 당신을 보았어
그것이 당신과의 마지막 인연이었지
나는 잘 살고 있어, 말 한마디 건내지 못했지만
어디에 있든, 몸 건강히 잘 사시게
글쓴이 : 박 정 우
댓글목록
글터님의 댓글

쉬운 문체로 절절하고 애절한 첫사랑을 표현했군요. 편지 한 장만 밤새 몸살을 앓았지. 바람에 날려간 청춘의 열꽃 그 편지 한 장...아련합니다. 늘 건필하소서. ^^
박정우님의 댓글의 댓글

감사합니다.
누구나 간직한, 아련한 첫사랑의 소중한 기억과 추억,
무던히 써내려간 사랑편지를 다시 읽고 싶은 날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