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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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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86회 작성일 16-01-11 16:22

본문

비늘

 

 

횟집 수족관 물갈이 할 때 빠져나온 비늘

반짝거리는 빛을 유지하고 있다

 

전쟁터 같은 공간에서 몸통은 전사하였지만

갑옷 같은 비늘은 여전히

싸울 것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듯

녹슬지 않은 비늘로 흔적의 기록을 말하고 있다

몸은 사라졌지만 절망하지 않은 표정으로 빛나고 있다

 

자신의 몸을 보호하였던 보호막으로서

몸에 지닐 수 있었던 무기였고

거친 대양을 누비기 위해

물길을 가르는 물의 방패였을 터

 

몸통을 잃어버렸거나

몸통에서 스스로 벗어났거나

마지막 유언하는 노병처럼

비늘에도 한 생에의 기록이

반짝거리는 맑은 빛으로 빛나고 있는 것이다

 

최후의 임무를 다한 흔적

남겨진 반짝임에는

슬픈 반짝임이 쓸쓸히 하수도로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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