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12】먹고 사는 일 > 창작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 이달의 우수창작시 발표
  • 시마을 공모이벤트 우수작 발표

창작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

(운영자 : 최정신,조경희,허영숙)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등단작가및 미등단 작가 모두가 글을 올릴 수 있는 공간입니다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 시는 하루 한 편 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금품을 요구 하거나 상업적 행위를 하는 회원이 있을 경우 운영위원회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이미지12】먹고 사는 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182회 작성일 16-01-11 19:30

본문

 

   먹고 사는 일



  제유의 밤이 왔다. 시네도키가 아가미에 칼을 넣는다. 머리통 썰어 활짝 벌린 가랑이 밑으로 내린다. 칼끝 세우고 등뼈를 들어 발라낸다. 쓱싹쓱싹 활유가 몸통을 밀어대자 항변 이력이 역력한 비늘 밑에 희미한 생리혈 비친다.

  지느러미 도려내자 흘수선 엎질러진다. 맨발로 물속을 헤집던 환유가 놂을 쳐다보며 유희적으로 버둥거린다. 마중물 부어 핏물 지운다. 신생한 알몸에서 노란 알들이 태동한다. 뜯긴 포란, 흐릿한 발길질 뭉쳐 가랑이 밑으로 내리자 활짝, 생의 입구를 본다. 스민다. 멎음,

  은유 물살은 윤슬 포구를 밀고 있으므로 소리 없는 아우성에 그친다. 살점에 음성상징이 붙어 무지갯빛 반짝인다. 담벼락 곁에 도마 편 사내가 도륙 살점 면사포에 눕힌다. 직유를 짜내고 잔뼈 눌러 어슷썰기 한다. 한 줌씩 누적되는 물의 피부들.

  한 번도 감은 적 없는 눈동자가 행인들 뒷목에 달라붙는다. 시니피앙 흐리고 시니피에 눈시울에 달라붙다가 언어유희 쪽으로 표절된다. 얇게 저민 마의麻衣, 일회용 관에 가득 찬 원관념들. 상추와 마늘 고추냉이와 깻잎, 시퍼런 보조관념을 데리고 목청이 붉은 시장을 빠져나간다.

  밤늦도록 맨살 숫돌이 칼을 무너뜨리지만 반어로 완성할 수 있는 반역은 없다. 목을 자르면 꿈틀거리는 풍유의 외마디 모가지를 밟고 의물이 똬리를 뜬다.

  먹고 사는 일,
  비유와 상징 저리 제쳐 쓰레기봉투에 담고
  식칼에 저항한 울음 단면을 목구멍에 떠넣어 주는 일.



추천0

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만복사 저포기

          송재학



  異史氏*가 말한다, 모년모월 경북 영천 송생은 만복사 스님과 주사위판을 벌렸는데 노름이야 도깨비 살림이라지만 스님과 송생은 각기 종잣돈과 뒷돈을 앞장세워 시비를 가렸는데, 과연 스님을 아슬하게 이겨 목숨을 부지한 송아무개는 그날 억지로 경을 한 권 받아 유심히 살폈으니, 낡고 희미하지만 문장이 맑아 인간세상의 책이 아닌 듯 했다 두근거리며 진동걸음으로 경을 숨겨 돌아온 서생, 수백 번 읽고 외우고 찢고 태우며 공중에서 허궁의 소리가 들린 후에야 고향 땅 아무개산 츠렁바위 인근에 헛묘를 썼으니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심란했더라

  하 수상한 세월 지나 누군가 만복지보를 찾아 봉분을 파헤치면 책은 먼지처럼 바서라져도 보물은 고스란히 있을지니, 파묘자는 먼저 황장목관에서 깨끗하면서도 무늬 없는 상자를 볼 수 있을 터, 허나 상자를 열어보면 다시 상자이다 또 다시 열어보면 고대로 처음 본 민무늬이니 인내심으로 다시 열어볼 일이다 또 다시 상자와 상자라면 잠깐, 찬서리 홍낭자 신세인 파묘자는 화증이 솟아도 알아야겠지, 송아무개의 일생 또한 텅 빈 것들의 악연이었다고, 그의 헛묘와 생애를 가득 채운 건 의심투성이였다고, 파묘자는 송아무개가 그 경을 수 백 번 고쳐 읽고 골몰했지만 의심을 의문으로만 바꾸었다는 걸 알았어야 했는데, 아마 만복사 저포기 이후 '宋生傳'의 이모저모도 그러했을거라, 문득 여기까지 궁리하다 다시 곰곰 앞뒤로 셈해보니 쥐뿔도 남기지 않았던 선문답 같은 송아무개가 분하여 파묘자는 기어이 서생의 주검을 찾아 해골의 눈알이라도 샅샅이 들여다보고 싶을 터, 경북 영천 낙백서생 송아무개가 읽은 경의 마지막 쪽은 죽은 뒤에도 눈 부릅뜨는 개안술에 대한 너덜너덜한 방법론이었겠다


      * 포송령의 『요재지이』의 화자

달의지구님의 댓글

profile_image 달의지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꽃등심/ 김륭
 
보증 잘못 서는 바람에 집 날리고
아내와 갈라선 후
 
보증금 삼백에 월 십만 원 반지하 단칸 셋방에에서
노란 냄비 하나 품고 살다
슬리퍼 질질 끌고 나서는 문 밖, 늦가을 햇살이 킬킬
꽃들에게 문병問病이나 가잔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팔장낀 거리 동해횟집 지나 사거리 정유점 앞에서
울컥, 몸이 물처럼 맑아져 토해내는
붉은 잎사귀
 
심장이 칼을 물었다
꽃피우지 못한 생生의 등뼈 깊숙이
음매음매 소 한 마리 살고 있다는 동영상 메세지가 떴다
 
병명病名없이 게워내는 선홍빛 각혈인 줄 알았더니
칼질급한 영혼의 비개덩어리인 줄 알았더니
쫄깃쫄깃하다
 
설움이란
혓바닥 자근자근 깨물고 맛보는
내 삶의 꽃등심!
도대체 몇 근이나 될까?
 
어둔 목구멍 가득 숯불 피워 놓고
히죽 웃는다/

다시 읽어보려고...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륭은 독특한 면이 있지요.
간혹 우리는 핏물을 육즙이라 하고 그 맛을 즐길 때가 있지요. 생존은 상대적인 것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두 분 고맙습니다.

Total 22,866건 243 페이지
창작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5926 용담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0 0 01-11
5925 용담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5 0 01-11
열람중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3 0 01-11
5923 원가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9 0 01-11
5922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2 0 01-11
5921
겨울나무 댓글+ 1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7 0 01-11
5920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7 0 01-11
5919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0 0 01-11
5918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3 0 01-11
5917 비렴(飛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8 0 01-11
5916 목조주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3 0 01-11
5915 박성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0 0 01-11
5914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1 0 01-11
5913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0 0 01-11
5912 추억의작기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9 0 01-11
5911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7 0 01-11
5910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9 0 01-11
5909 광나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0 0 01-11
5908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9 0 01-11
5907 Sunn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4 0 01-11
5906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6 0 01-11
5905
아파트 댓글+ 2
이혜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4 0 01-11
5904 香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0 0 01-11
5903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1 0 01-11
5902
하루 댓글+ 1
kgs7158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6 0 01-11
5901
댓글+ 2
Sunn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1 0 01-11
5900 활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3 0 01-11
5899
만겁의 인연 댓글+ 3
예향 박소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3 0 01-11
5898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2 0 01-11
5897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4 0 01-11
5896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5 0 01-10
5895
잊어요 댓글+ 1
짐 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5 0 01-10
5894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0 0 01-10
5893
이별연습 댓글+ 14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1 0 01-10
5892 파도치는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3 0 01-10
5891 이을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0 0 01-10
5890 오종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2 0 01-10
5889 용담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0 0 01-10
5888 먹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9 0 01-10
5887 목조주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8 0 01-10
5886 하듣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4 0 01-10
5885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2 0 01-10
5884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1 0 01-10
5883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2 0 01-10
5882 광나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1 0 01-10
5881 황룡강(이강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8 0 01-10
5880 파도치는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0 0 01-10
5879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6 0 01-10
5878 풍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6 0 01-10
5877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8 0 01-10
5876 원가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9 0 01-10
5875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1 0 01-10
5874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2 0 01-10
5873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5 0 01-10
5872 파도치는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9 0 01-10
5871 원가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0 0 01-10
5870 활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0 0 01-10
5869 김만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5 0 01-10
5868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2 0 01-10
5867 石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7 0 01-10
5866 손성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1 0 01-10
5865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1 0 01-10
5864 손성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0 0 01-10
5863
봄이 보인다 댓글+ 1
김 지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0 0 01-10
5862 달팽이걸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3 0 01-10
5861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1 0 01-10
5860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6 0 01-10
5859 에이랜드주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9 0 01-09
5858 후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6 0 01-09
5857 쏘우굿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5 0 01-0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