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봉 > 창작시

              두리봉

십리 길에

언덕길 오르고 내리고

가랑비에 옷 젖듯이

흠뻑 매력에 빠졌네.

술을 마시지 않았어도

산과 하나가 되어

내가 산인지

산이 나인지 모르고

무아지경에 빠져

황홀하였네.

부드러운 막걸리에

거나하게 취하듯

자신도 모르게 취하고

화를 낼지 모르고

자비로운 얼굴로 대하듯

이 산은 만나면 헤어지기 싫은

언제나 온화한 친구였네.

밤이 오는 줄도 모르고

꿈속 같은 그 비단길을 걷고 왔네.

밤이 늦은지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