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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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기슭 촘촘히 박힌 작은 상자 속
몸에 익숙한 번지수를 찾아서
엉금엉금 기어오르는 새벽 귀가길
힘 빠진 두 다리가
무력감에 무릎을 꿇을 때면
낡은 청바지에서 베어 나오는 붉은 피
연탄 나르는 아저씨의 무릎이 이러했을까?
“신문요”외치는 어린 소년의 목소리가
비탈길을 오르려다 미끄러져 내리고
아랫마을 커다란 예배당 종소리도
오르기를 포기한 비탈진 골목길을
오늘도 나는 기를 쓰고 올라가면서
어떤 절망이 이곳에서 무릎 꿇었고
어떤 희망이 이곳을 탈출 했을까?
고개드는 영원한 숙제같은 의문점
문득 울려 퍼지는 소년의 목소리에
깎아지른 길들이 하나 둘 들어 눕자
앞으로 휘어지던 내 몸이 수평을 찾고
오르기 포기한 예배당 종소리 몇몇이
또 다시 비탈길을 오르는 노동의 새벽
소년의 땀방울이
이마에서 또르르 흘러내릴 무렵이면
사람들이 하나 둘 문밖을 나서며
오늘 하루 시퍼런 새벽의 문을 찢는다.
이곳 사람들은
운이 좋은 날에는 한 번 쯤
비탈진 길들이 들어 눕는 것을 보며
아직 꺼지지 않은 희망의 불씨를 본다.
댓글목록
용담호님의 댓글

노동의 새벽 참 멋지네요
노동을 하기 위하여 아침 새벽에 출근하는 발길
신문을 배달하는 소년도 연탄을 지고 나르는 연탄 장사도
새벽 거리에 나와서 청소하는 청소부들의 모습을
저도 매일 바라봅니다
그래서 새벽이란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요
새벽을 맞이 하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하루가 즐겁다지요
요즈음은 낮과 밤이 길어지고 짧아지는 요즈음
저도 새벽 출근을 통하여 많이 느껴봅니다.새벽 공기를
마시면서 운동하는 사람들 그리고 쓰레기를 치우는 청소부들
때문에 우리가 고마움을 느껴보지요 이 내용을 보면 우리 주변에서
많이 겪어보는 일상 생활이지요
<이곳 사람은/운이 좋은 날에는 한 번쯤/
비탈진 길들이 들어 눕는 것을 보며/아직 꺼지지 않은 희망의 불씨를 본다/>
이 내용이 얼마나 진솔한 느낌입니까?내용의 중심속에서 주변에서 일어나는
내용을 보니 참으로 뭔가 와 닿는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남겨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시의 세계를 보면 감흥을 느끼고 모든 사물들을 볼 때
다르게 본다는 거 얼마나 행복한 일이겠습니까
노동의 새벽을 통하여 이어지는 이러한 내용은 독자들에게 많은 호응이 있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참 멋진 내용을 통하여 공감을 표합니다
감사합니다 언제나 문운이 깃드시기를 기원합니다
물흐르듯이님의 댓글

졸시 성의가 깃든 평론에 무한한 감사를 표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