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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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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08회 작성일 15-12-28 10:17

본문

자전거

 

달리다가 가로수에 포로처럼 묶여버렸다

 

세상이 적막이다

저 도로를 지나치면 상냥한 그녀가 유리창에 비치고

그녀가 손을 흔들면 꽃집에서 향기가 마중 나오며

달리는 바퀴의 행복을 들썩거리게 만든다

노면과의 빠른 마찰이 삶의 온도를 더듬는 시간

빠른 움직임은 빠르게 온도를 올리면서

살아가는 중심에 자신의 온도를 세운다

 

인도와 차도로 나누어진 길의 흐름은 늘 갈랫길로 나뉘었다

가장 잘 포장된 길에서는 위태로운 움직임도 미화되지만

거친 비포장 도로에서는 작은 움직임도 크게 보여 위험해진다

하지만 지금은 달린다 넘어지지 않게하기 위하여

거칠어진 호흡 참아가면서

멈추라고 유혹하는 저 깊은 달콤함을 흘려버릴 때다

앞으로 더 달려야하는 길의 완강함

부셔버리고 있다

 

자전거는 이리저리 가로수를 흔들어 보지만

큰 움직임은 언제나 늙어버린 시간을 털어내었고

안장에 내려앉은 낙엽들은 달리지 않는 이유를 물어온다

소주병 마개 열 듯 자신을 묶고 있는 것들로부터

잡아채고 열어야한다

평평하게 늘어선 길을 바라보면서

지금까지 이어온 자전거의 갈망

 

언제나 길은 열려 있는데

다시 한 번 공기압을 체크하면서

준비한다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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