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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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4.5
파도를 쉼 없이 저어가던 뱃사공의 노가
잠시 멈추고 평형을 유지하려 할 때
노동은 바다의 깊이만큼 먼 수평선까지 뻗어있다.
뱃사공이 노를 멈춘 시점에서
쉼은 노동의 흔적을 마치 이정표처럼
바다의 이곳저곳에 세운다.
부두에 닿아야 끝나는 노동과
품삯을 받고 집으로 돌아가는 끝나지 않는 노동과
피곤한 반찬과 허술한 밥 한 공기로
오늘 하루를 건너뛰는 내일들과 달력들
누군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묻는 다면
나는 단지 노를 저을 뿐
부둣가에서 묻어 온 술 냄새가
내 노동을 희석시키고
낡은 형광등 불빛이 끝나지 않는 노동을
이윽고 이야기 한다.
곤히 잠든 아내와 어린 아이가
내 노동을 빨아들인다.
파도 소리만 가득한 허술한 집 한 채
잠에서 깬 아내가
시간 한쪽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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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신광진님의 댓글

육손 시인님 반갑습니다
고운 댓글로 찾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잠시만 보아도 느낌표가 가슴에 들어옵니다
섬세함과 용기 희생해서 주고싶은 사랑
때론 부담으로 느낄수도 있지만 시작은 품에 안는 사랑같습니다
강하게 흔들어서 스치고 지나가면 돌아보겠지요
한자리만 해도 멀이 울려 퍼지는 시인님의 감성을 느낍니다
좋은 시를 쓴다는것은 읽는이에게 편안함을 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해가 부족하면 읽는이에 마음도 닫히는 두려움을 느낍니다
시인님이 말씀 주신 고운 마음 간직하겠습니다
하루 빨리 비가 내려서 가뭄이 해갈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댓글이 서툴러서 잘 안쓰는 편입니다
댓글을 쓰고나면 몇날 쌓아둔 시한편이 쏟아져 나옵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 유의 하시고 좋은 시 많이 쓰세요.^^
라라리베님의 댓글

어려운 시제를 이렇듯 쉽게 풀어가시는 능력이 탁월하십니다
노동의 끝은 결국 쉼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지 노를 저어야 되는 노동이지만 같이 감싸안고 가야될 이들이 있어
고단함을 잊게 해주는거겠지요
의미깊은 섬세한 시심에 머물렀다 갑니다
육손 시인님 감사합니다
진정한 쉼이 잇는 평안한 주말 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