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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생이 슬픈 고도(孤島)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916회 작성일 17-06-24 10:18

본문

한 생이 슬픈 고도(孤島)

 

지옥보다 무서운 어둠이다

매서운 북서풍 홰를 치고

검푸른 파도 위에

천둥소리 울리며 발악이다

 

바람과 파도 교활한 시나리오

한 가정의 삶을 침몰시킨

사라호 같은 무서운 해일이

태산처럼 곳곳에 솟구치며

섬광의 불빛 무섭게 번져간다

 

비발디 사계의 숨 막힌 선율

하늘과 바다 쥐락펴락 흔드는

그 리듬 속에 남도 창 한소 절!

천직이 어부인 고모부가

한껏 부르지만, 구원의 손길

애절한 한숨처럼 묻혀 버린다

 

파도는 솟구치는 절벽처럼

한 맺힌 뱃길 격랑으로

죽음의 순간처럼 다가오고

닥치는 풍전등화 폭풍우에 갇혀

 

밤이 깊을수록 번쩍이며

무서운 섬광은 백조의 호수

하얀 치마 춤사위 혼령처럼

파도가 융기되어 수를 놓는다 

 

삶에 고비 피맺힌 육 자백이

파도 속에 마지막 남은 魂을,

<나의 갈 길 천길만길

구름도 가볍게 떠나건만

어찌 손과 발이 있는데도

바라는 세상에 못 가는가

이제는 모두가 허사로 꿈이로다>

 

그토록 한 맺힌 어부 생애,

바람불면 그 섬에 파도가 운다

거친 물결 아련한 슬픔이 섞여.

추천0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람불면 그 섬에 파도가 운다
거친 물결 아련한 슬픔이 섞여///

근친의 가족사인 듯
어부의 생이 어쩌면
바람에 나부끼는 혼이지요
모든 게 허사 같은...

잠시 묵념으로 숨 고르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득한 옛날 어릴 적
고모 한 분이 저 먼 작은 섬으로 시집을 갔었는데
그때 얽힌 삶이 생각 났습니다.
고생을 천직처럼 여기던 어부의 삶이 파도처럼 밀려 옵니다
감사와 행운을 마음 깊이 담아 보냅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파도와 함께 사는 어부의 삶,

어부의 삶을 외면하지 못하는 외로운 섬,
언제 돌변할지 모르는 바다의 얼굴,

극복의 길만이 유일한 도피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두무지 시인님! *^^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섬에서 살던 고모부의 일생이
파도와 함께하는 삶,
어쩌면 거친 파도를 넘나들던 곡예같은
일생이 추억처럼 느껴 집니다
파도에 밀리면 죽는 삶, 어부의 애환 같기도 합니다
감사 합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다란 큰 포부와 뱃장도 가져다 주지만
섬에 들어가면 바다가 곧, 하늘이더군요.
사방팔방에 검푸른 파도 뿐이니 고독한 삶의 연장이었을......
어부의 한 생애를 잘 그려내신 시인님의 글,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휴일 맞이 하세요. 두무지 시인님!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망망대해에 둘러싸인 꽉 막힌 삶!
섬의 애환을 적어 보았습니다
귀한 시간 다녀가 주셔서
갚은 감사를 전합니다
주말 잘 지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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