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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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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후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078회 작성일 15-12-21 07:38

본문

       해질 무렵

 

                            박 비 호

 

아버지께 모처럼의 휴가 드리고,

 

조금 전 엎지른 행복조차 기억 못하며

당신의 환상 따라

과거와 현재 들락거리고

오빠 언니 삼촌 올케 마음대로 부르시는

어머니 모셔 온 날

 

봇짐 채 풀기도 전

초점 없는 질문 쉼 없이 걸어 나오고

날선 대답 점점 빠르게 날려 보내다가

그만 지쳐 아내와 교대한다

 

어둠이 어둑어둑 집 앞에 설 즈음,

 

까만 터널 같은 세상 지나올 때

당신의 조금씩 떼어내며 흘리신

어머니의 피눈물 생각에 목이 메이고

어머니 눈동자에 비친 어릴 적 모습에

울음 못 그친 오늘, 해질 무렵

추천0

댓글목록

나문재님의 댓글

profile_image 나문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왜 이 나라 어머니들은 전부
까만 터널을 빠져나오시는걸까요?
훗날 내 자식들도 나를
까만 터널같은 세상을 빠져나온 어머니로 기억할까요?
일흔여섯 우리 친정엄니도 시방 겨우 그 터널을 빠져나왔는데
벌써 몸이 다 늙어버리셨네요...
가슴 한켠 묵지근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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