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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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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31회 작성일 15-12-11 07:19

본문

밤의 잠

 

 

 

밤을 문밖에 세워놓고 잠자리에 든다

살픈 비몽사몽이 되는 순간

저들은 문틈 사이로 들어와 몸을 더듬는다

저것들의 촉수에 서서히 길들여져 가면서

발부터 머리끝까지 몽정하는 듯한 희열에

지금 이 시간은 저것들의 영역 안에서

한낮의 일들을 사정한다

구겨졌던 것 비틀리고 찢어졌던 그런 하루가

저들의 손에서 날개를 달고 웃는다

이루어 질 것이다. 이 주문을 외우다 보니

한쪽으로 휘어져 다가오는 새벽이 말을 걸고 있다

더 혼미해지는 새벽의 말은

밤에 만들었던 영역 위에 올라타고

문틈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저것이 빠져나간 자리에

빈공간만 덩그런히 놓여 있다

주섬주섬 자리를 털고 일어나 이젠

다시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

프 고

들 고

하지만

그만 둘수 없는 것이기에

저들은 또 그렇게 찾아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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