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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골[發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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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젊은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66회 작성일 15-12-11 19:49

본문

발골[發骨]

 

 

내 몸뚱이가 우주라면

칼날로 갈비뼈를 오십 광년쯤 비켜 찔러 뼈에 바짝 붙은 생을 훑어내겠다

육숫간 바닥에 흥건한 비명이 우주에서 쏟아진 별이라는 근거는

체온이 식기도 전에 부위별로 잘려나간 우리의 영혼이 별처럼 외롭기 때문이다

골목마다 꾹꾹 다져진 어둠을 밟고 집으로 돌아오는 시각

얼마나 더 견뎌야 내 안의 오롯한 뼈대를 만날 수 있을까

골목의 공기는 비수처럼 차갑고

나는 뼈에 붙은 내 우주를 생각한다

도마 위에는

균형이 잡히지 않은 내가 누워

삶이 버거울 때마다 몸뚱이를 뒤집는다

제대로 한 번 발골 되지 못하고 체위만 수시로 바꾸는 밤

손 닿는 곳에 있어도 멀기만 한 나는

흔들리는 과녁을 향해 

끝 없이 달려가는

칼날을 움켜잡은 고깃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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