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2> 스크루지의 열쇠(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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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루지의 열쇠
창고 벽에 걸려있는 수많은 열쇠
열어야 할 곳이 이리 많았을까?
잠가야 할 곳 또한 저리 많았던가?
잠그고 열면서 그 안에 무엇을 넣고 꺼내었을까?
무한한 잠금은 잠글 때마다 무한한 열림의 반복이 필요하다
하나의 잠김을 여는 데는 하나의 맞는 열쇠뿐
나머지는 자기에 맞는 자물쇠를 찾아야 한다
몸과 목에 길게 매달린 열쇄들이 목조여 온다
아무거나 꽂아도 열리는 잠금의 여유와
아무 곳에 꽂아도 열리던 해학의 웃음을 찾아
몸을 움추려 감추는 비번들을 해체시키고 새로운 자물쇠를
열어본다 맞지 않는 어긋난 자물쇠 열쇄 찾기 놀이에 열쇠를
넣어본다 천 개의 열쇠로도 맞지 않으면 열리지 않는 세상
어린 시절 열려라 참깨를 외쳤을 때 열리던 세상은 굳게 잠겨
ID와 PASS WORD가 일치되지 않아 들어갈 수도 나올 수도
해킹할 수도 없는 철통 보안의 방어벽에 잠긴 우리의 계정들
모든 이가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의 3인칭 열쇠 구역 방과
단 둘만의 공유할 2인칭 구역의 방은 열쇠를 공유해야 하는 공간이다
최후의 동굴로 들어가 눕는 나 홀로의 1인칭 공간은 여벌의 열쇠 없어 내가
열기 전에는 아무도 들어 올 수 없다
우리라는 인칭은 2인칭 구역, 둘 만의 공간에 잠길 너는 누구일까?
서로를 알기 위해 꽂아보는 온갖 말들의 수사가 서로를 빙빙 돌려본다
맞지 않는 것은 모두 돌아갔고 마지막 남은 열쇠로 꽉 잠긴 너를 열어 본다
전자화 된 보안의 자물통은 쉽게 열기 힘들지만 나는 알 수 있지
번호로도 지문으로도 홍채로도 열 수 없는 굳은 마음 여는 비번은
너를 열 수 있는 무제한 열쇠는 열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
나의 모든 것을 잠금 해제하고 보여주는 내 마음의 진실
그 열쇠로 나는 너를 열어본다 내 눈이 너의 눈 속으로 들어간다
열지 못하는 자물쇠는 없다 그것은 맞지 않는 열쇠로 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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