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2 】자물쇠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자물쇠 / 이 종원
|
우리를 벗어나는 일이 두렵다 |
제거당한 성대가 피난처로 느껴질 만큼 |
던져주는 먹이에 사육되는 |
캄캄한 나 |
컹컹 |
맹수의 울음소리에 두 귀가 쫑긋 |
잠시 호기심에 망설였지만 |
1미터 안쪽으로 선을 긋고 물러서는 |
평온한 내 모습 |
점점 목줄을 조여 온다 |
손발은 마비되었고 |
자유는 종이 위에만 그려져 있다 |
오늘도 다정히 부르는 소리 열기가 문 앞에 떨어진다 |
껑충대는 서릿발도 유리창에 부서진다 |
먹이가 다가왔고 눈을 감은 채 |
달콤한 당뇨를 받아먹는다 |
야성을 잃은 지금 |
열쇠가 따로 필요 없다 |
댓글목록
현탁님의 댓글

길들여지고 있는 오늘 내 하루도 안이하게 시간을 갉아 먹고 있는 건 아닌지
그렇게 야성을 읽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합니다
잘 감상합니다 고맙습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오래된 습관은 나를 무디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칼은 벼리지 않으면 자를 수 없는 것처럼,
어느 날 반나절을 뉘어놓았더니 하루가. 이틀이 쏜살같이 사라져버립니다
주는 먹이를 제쳐놓고 좋은 먹이를 찾아 길을 나서야 할 것만 같은데...
동감의 동행을 만나 허전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李鎭煥님의 댓글

두 다리에 힘이 빠져 거동을 못하셔서 병원에 계시는 어머니가 생각나는 것은?
꾹눌린 고개로 인사 드리고 갑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한 줄의 댓글에, 그럴 수 도 있다는 생각이 스쳐갑니다
어쩌면 위한다는 내 편견으로 열쇠 없는 방에 모셔(?)두었다는 ....(누구도 다 그렇게 무심코 얘기하지요)
아픔을 찔렀습니다
제 뒤도 돌아보게 됩니다. 형님!!!!
최정신님의 댓글

야성을 잃은 우리 모두는 이제 열쇠 따위는 고전 목록에나 있겠지요
숫자가 열쇠요...또한 홍채나 지문이 열쇠가 된 현대...
따듯한 햇살 답례로 보낸거 알죠?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어제는 몹시 추웠는데..어쩐지 오늘은 따스합니다
숙제 한 건을 해결했다는 마음도 따스하고요
가끔씩 우리를 나와 산도 들도 달려봐야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이미지 행사는 그런 좋은 코스가 아닌가 합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金富會님의 댓글

열쇠 없는 문은 없을 것이고.....
문 없는 출구나 입구도 없을 것이고....우린 모두.....
어딘가로 들어가거나 나갈 준비를 한 채.......
작품....
잘 감상하고 갑니다. 형님...^^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그러게요 김시인님!!!
거기서 나와 거기로 걸어가는 길이기에, 한참을 가야 하는 데도
한 곳에 머물러 있으려고 하는 유혹이 크기도 합니다
또 다시 걸음을 재촉해 봅니다. 같이 가시지요 김부회 시인님!!!
시꾼♪님의 댓글

우린 어쩌면 이 시대라는 조련사로부터 사육당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사드립니다 늘 선한 얼굴이 떠올릅니다 사실 얼굴과 내부는 비대칭일 때가 많은데
이 시인님은 그런 불안은 놓아두어도 괜찮겠다 생각했죠 ^^
좋은 일들만 많이 많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
작품 잘 감상했습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가끔씩 우리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유혹이 큽니다
제도권이라고 명명하는 달콤함과 크게 힘쓰지 않아도 넘겨주는 많은 특권에 무릎 꿇고 싶어지는 것이
인지상정인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한 번 고인 돌을 빼내기 시작하면 무너지기는 십상입니다
시의 길 또한 동일한 길이겠지요..
멈추지 않고 부지런하게 달음박질 하시는 문 시인님의 열정에 큰 자극을 받게 됩니다
고맙습니다. 시꾼 시인님!!!
활연님의 댓글

잉, 좀 쓸쓸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집이 없어
우주를 지붕 삼아 사는데, 어디로 깃든다는 건
위안이고 슬픔이고, 또 최후의 안식처이기도 하겠는데
시에서 묘하게도 도시의 쓸쓸한 뒷덜미가 만져지고
긴 그림자를 끄는 사내의 뒷모습이 오래 맴도네요.
시대를 투영한 것인지 자아를 반영한 것인지
야성을 잃으면 소박해질 것이나 외로워지겠습니다.
늘 사자처럼 으르렁거리시길 바랍니다.
자물쇠 모티브로
저녁의 등을 내비치셨습니다. 늘 아름답게 가꾸는
생활의 이면에도 울음은 배어 있으리라.
너무 착하면 다친다, 늘 포효하십시오. 형님.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위안이고 안식처이고 피난처임은 분명 맞지요
그러나 그 틈새로 파고드는 게으름은 가끔씩 뒤로 걸어가는 듯한 착각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어쩌면 쓸쓸한 오늘의 모습이거나 또는 내 모습의 일부이거나,
습관에 길들여진 단조로운 일상으로 인해 결핍까지 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상류로 거슬러올라가는 힘찬 지느러미를 움직여봐야 하겠다는 지극히 작은 생각 한 점입니다
고맙습니다 활샘!!!
오영록님의 댓글

저 열쇠가 없다면 요즘은 만능키를 가지고 다니나 봅니다.
어쩌면 그 만능이 독선이나 아집은 아닐지//
크 하나님이 열수 있는 각자의 달란트만큼의 열쇠
ㅋㅋ좋은 저녁되시옵소서~~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키의 모양이나 걸쇠가 틀리기에 각자의 열쇠를 갖고 살아갑니다
여기서는 갇혀있지만, 다른 곳에서는 열려있고, 또 뒤집어보면 서로 반대일 수도 있는..
그래서 열쇠의 이미지를 보고 자물쇠를 시제로 끌어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주신 달란트...그럼에도 열심히 노력하여 남기지 않으면 빼앗기게 되는
무용지물일 수도 있으니까요... 걸음 감사합니다. 형님!!!
고현로님의 댓글

작품 감상 잘 하고 갑니다.
즐거운 시 쓰시면서 따뜻한 겨울 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시인님의 퇴고의 힘을 보면서, 자물쇠를 깨고 나와서 무한 비상하려는 날갯짓이 경이롭습니다
이 겨울도 시인님의 시편으로 뜨겁게 달궈주시기를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