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15】새연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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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연교
어느 별의 저녁을 걸어
예까지 왔나
거뭇한
기항지에 정박한 범선帆船처럼
범섬이 떠 있다
문섬 섶섬도
- 망망茫茫도 보인다
새연교 건너
새섬 한 바퀴 돌면
- 먼바다에서 불어온 무명無明
- 수만 번 옷깃 스친 인연도
- 가뭇없다
테우*를 저어
저녁놀 붉은 너에게 닿고 싶다
* 뗏목을 가리키는 제주도 방언.
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쑥밭
김명인
누가 내다버렸는지, 천지간에
가마솥 하나 덩그렇다
변덕 심한 염천이 초록을 삶아내려고
거대한 솥뚜껑 닫고
지열로 쪄내는지
뿌연 열기 절여대는 한낮
지금 한 치 앞도 흐릿해서
세포 하나 움직일 기력조차 없는 나는
간밤의 숙취 너무 무겁다!
불볕도 그늘도 적이 아니므로
내 나태 함부로 찜 찌지 마라
다만 저물녘에나 갈아엎으려고
묵정으로 팽개쳐둔
가슴속 쑥밭
한낮을 딛고 건너갈 징검다리 같다
`
오영록님의 댓글

에구머니나~~
이리 부끄러울데가요~~~
40년 놓았던 기타를 다시~~꺼냈는데요..~~
유년의 황홀이 한달여 만에 조금씩~~
좌심방을 건드네요. 오늘 아침에 님 생각을 했네요..
님이 있어 행복하다구~~~//
어찌 나만 이런생각을 하겠나요.
활연님의 댓글의 댓글

엉아랑
살림 차릴까요.
기타 치시는 모습, 아름답게 연상됩니다.
시엘06님의 댓글

사람과 사람을 잇는 다리가 끊기면
마음의 뗏못이 노을 속에서 나타날 것 같습니다.
잡힐 듯 아련한 시어의 흐름에 잠시 몸을 맡기고 갑니다.
잘 지내시죠? ^^
활연님의 댓글의 댓글

올가을엔 스무살 적 잠시 머물던 서귀포에 가보았지요.
그때 기억은 다 사라졌지만, 저녁바다는 아름다웠습니다.
낮을 관광하고 밤을 여행하는 일,
늘 쏘다녀도 이미지를 포착하지 못하네요.
건강한 모습으로 통쾌하게 뵙겠습니다.
하느님.
이종원님의 댓글

건너에 새가 있었다
그 울음소리가 처연해 바다를 건넜다가
흔들리는 억새의 소리를 들었다
가끔씩 부르는 소리에 길을 내고자 했는데
그 소리를 들은 사람들이 많았나 보다
하나 하나 기울이던 귀들이 쫑긋
다리를 놓았다
사연이 나고 정분이 났는지
섬 처녀들은 뭍으로 떠나가고
지금은 흔적만 남은 자리
마음이 떠돌고 있다
지난 늦가을에 섬아닌 섬에 건너갔다
발자국만 남기고 온 기억이 나서
적어봅니다.
추억이 새록새록합니다.
활연님의 댓글의 댓글

"길 잃은 아이 이제 제자리로
떠났던 사람 다시 제자리로
불빛 환한 밤 모두 제자리로
아픔 없는 밤 모두 제자리로"
말로(malo), "제 자리로" 참 좋지요.
캄캄한 바다 쪽을 향해 색소폰을 불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추억의 무늬도 예쁘게 적으셨네요. 낭만적이나 리얼리스트이며
섬세하고 착한 바른 생활인이고, 뭘 흠 잡아야 하나,
목소리가 참 젊어지셨어요.
따뜻함도 묻어나고요.
세월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 사시는지 부럽.
늘 빛나십시오. 형님.
쇄사님의 댓글

음수만 맞추면 걍 절창입니다.
활 님의 서정이면
시조단을 뒤집고도 남을 듯 .....
내피 외피에 모다 율이 넘치네요.
부럽!
활연님의 댓글의 댓글

뻥치고 있스~
요즘 내가 맛이 갔으여~
시조~ㅅ은 안 친해, 몰러~
대사를 뵈오면 합장하고 절 드리겠습니다.
자, 오늘은 시마이, 집으로~
解慕潄님의 댓글

가까이 있으면서도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던 새연교로군요
시조풍의 시향이 참 간결하고 멋집니다
찰랑찰랑 읽히네요
활연님의 댓글의 댓글

제주도 가면 몇몇 분 생각나지요.
제주도 잘 지켜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