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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이 묘약

이포

파자마 속 옆구리가 쑤셨다

행주 같은 날씨

눈꼽 낀 아점

“여보! 라면 끓일까.”

이불 속 머릿속과 입속이 꼬불거린다

자취생활인 듯 착각에 입속에서 꼬불거리는 말

“좋이! 얼큰한 맛으로 부탁해. “

자취하던 백수 그 친구 속도 허전한 백수여서

늘 얼큰한 것만 찾았지 싶다

그의 속 역시 여친에다 돈에다 취업까지 꼬불거려

요약이 필요했을 터

위층 시의원 K씨

밤 12시 귀갓길엔 꼭 포차에 들려

꼬불거리는 하루의 울분을 간결하게 라면으로 풀곤 했다

형식 생략한 즉석 면 라면이

저 얽히고설켜 꼬불거리는 것들을

시원하게 풀어줄 묘수인 것처럼

일요일 아점

헐끔한 마누라 박스 티도 섹시하다

“여보! 뭐해 다 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