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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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내가 20살 되기도 전에 내 안에 빈집하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문패가 없어 누구의 집인지 들어가 보지도 못했다
창을 통해 엿본 방 풍경은 어둠에 가려 볼 수 없었다
두려움이라는 놈이 생애라고 하는 아리송한 말에 마음을 한쪽으로 몰아본다
그 집 앞에서 머뭇거릴수록 더 들어가고 싶어졌다
폐가처럼 허물어져 내려앉아 있을지라도 들어 가야했다
그 집안에 진정 참모습가진 나의 모습이 내가 오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기에
들어가는 길이 가깝고 너무 멀기에 숨이 멈출 것 같아도 참아야했다
더 좋은 집을 주마하는 유혹에 그 빈집의 기억을 기워버리고 싶을 때 있었지만
무작정 집을 짓고 높은 고층 건물을 만든다고 해도 나의 집은 아니었다
더욱더 간절해지는 내안에 있는 빈집이 그리워 울었다
백지에 그림을 그려 대문을 만들었다
양 사방으로 대문을 만들 수 있었지만 하나면 족하기에 한 개만 그렸다
조금 더 진솔한 그 집 주인이 되기 하기 위해서
54계단을 걸어 올라가서 혼자 조용히 그 대문을 열고 들어 가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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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누구나 마음 깊은 곳에 빈집 한 채 지니고 있지요
한동안 뜸하시더니 역시 시의 격이 우뚝함을 보여 주십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묵묵히 그 높은 계단을 조용히 오르신,
가쁜 숨소리는 그 집의 문을 열고 오롯이 주인이 되어 좌정하신 모습인가 합니다
묵직은 떨림이 단전을 뜨겁게 달굽니다.
톰소여님의 댓글

빈집이 마음의 뿌리인 듯합니다.
열쇠는...마음이 가 닿으면 저절로 열릴 것이고요^^ 잘 감상했습니다. 꾸벅.
오영록님의 댓글

아네 벌써 54계단을 오르셨군요..//
참 오랜 인연으로 늘 좋은시 읽게 하심에
감사합니다.//55계단이 코앞이네요..
초보운전대리님의 댓글

이제 연말이 다가오니 다시 한번 빈집을 들여다 보게됩니다
아무도 없는 빈집을 방문해주신 문우님게 감사드립니다
최정신님, 이종원님 , 톰소여님 오영록님 여러문우님들게 시심이 가득하시길 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