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15】술래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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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래잡기 / 이 종원 |
산기슭에 덩그러니 |
아버지 초가가 은행 이불을 덮고 있다 |
가을볕에 꽃상여 부서지던 날처럼 |
황금빛 미소를 달구시는 당신에 비해 |
탈곡이 끝난 겨울 마당에 |
나는 여전히 술래로 남아있다 |
무단으로 시간을 잘라먹은 세월 |
길을 잃고 비틀거렸던 늦은 오후처럼 |
신작로를 누비던 검정고무신은 보이지 않는다 |
살포시 내려와 앉은 달 |
숨은 그림자에 허둥대는 나 |
해의 화살이 구부러지고 |
쏟아지던 볕이 바람에 실려 갔을 때 |
양은 주전자 속 일탈을 한 모금 적셔본다 |
못 찾겠다 꾀꼬리 나는야 언제나 술래' |
가을 한가운데 |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을 앞에 놓고 |
부르지도 못할 내 이름을 권하며 |
추억을 부딪친다
|
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한동안 빛을 못 보아서 어두웠는데
오시자마자 환해집니다.
'부르지도 못할 내 이름을 권하며'
알싸하고 맵고 눈물 나고,
늘 따습고 향기로운 서정.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활연 샘!! 오랫만에 뵙습니다.. 잘 지내시지요???
두루두루 좋은 소식도 전해주시고.
추워진 날씨, 뜨거운 열정으로 팍팍 녹여주시길.
걸음 고맙습니다.
오영록님의 댓글

이미지에 풋고추가 있어야 딱인데
오늘은 날씨도 좋고
포근하네요..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한발자국 나서면 지천에 널렸을 고추밭도 지금은 대만 남았을테지요..
그래도 그 대 밑으로 형님의 시심은 마르지 않았지요.
모처럼 숙제하느라 마음이 급해집니다...
고현로님의 댓글

이종원 시인님, 활연님이 환하다고 놀리신 것 같은데...
두 분 싸우세요. ㅋㅋㅋ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처음 인사 드립니다. 고현로 시인님!!!
우선 9월 최우수작에 선되심 축하드립니다
시력이 깊음을 단숨에 느끼게 됩니다. 누추한 곳에 들려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제가 이마가 넓어서(?) 좀 환합니다..
자주 뵙게 되기를 제게도 님에게도 속삭이며,,
답글이 늦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