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8) 입술에 묻은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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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에 묻은 가을 / 이강희
모과 한입 야무지게 베어 물던 누런 이빨
벼 이삭이랑 섞어서 길 떠나 보내고
핏물 흐르는 잇몸으로 아껴주지 못 했던
당신에게 노을 천 떠다가 입혀주는 지금
깨진 이빨 내 보이며 천둥 소리로 한바탕
웃고 지나는 달이 이고 지고 가잔다
입술에 묻은 계절 한 토막 잘려 나간 자리
서릿발이 차지하고서 잇몸 깨물어 빠알간
낙엽을 찍어 놓곤 손사래를 친다
늙은 사과 한입 물고 드러누워 바람 이불에
먼산 그림 얻어다 색칠하여 동구 밖 장승이게 하고
입술에 묻은 가을은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차에 치여 기억속으로 꺼이꺼이 울며 묻혀간다
댓글목록
은영숙님의 댓글

황룡강 (이강희)님
고운 시를 자알 감상 하고 갑니다
색깔 고운 단풍잎이 누워서 내년을 기약하고
그 모습 곱게 담아 시어로 멋지게 표현 했습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고운 밤 되시옵소서
황룡강(이강희)님의 댓글

은영숙 시인님
고운 낙엽 밟고 오셔서
고운 말씀 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