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8) 어머니의 스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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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스웨터 / 김선근
이른 아침 전화다
나도 단풍 들고 싶어
문득 침대에 누워있는 어머니
스러지는 고목에 단풍이들까
아내는 스웨터를 만지작거리고 만지작거리기만 하고
소 팔러간 아버지 주막집 거나하듯
나는 3층 남성복 매장에 서있다
너구리털 파커
당신 옷만 샀어요?
달걀꾸러미로 시장에 갔던 어머니가
소풍날 내밀던 알록달록한 스웨터가
쇼핑카 바퀴에 수막으로 번진다
뉘엿뉘엿 굴속으로 들어간 너구리 한 마리가
어깨를 물어뜯는다
종일 가을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요양원 뒤뜰 은행잎이 우수수 떨어지고 있다
댓글목록
오영록님의 댓글

너구리 한 마리가
어깨를 물어뜯는다//
어머니 생각에 가을이 서늘하군요.
좋으네요..~~
李鎭煥님의 댓글

사모곡에 실리면 작은 일도 크게 번져 오더군요.
인사 여쭙니다.
金富會님의 댓글

어머니.......
털실 스웨터.....참 오래전 기억인데...저두....
요양원의 어머님은 여여 하신지요...?
오랜만에 회장님 글 ....단아하게 읽습니다. 건강하시구요...
김태운.님의 댓글

너구리 털 파커가 스웨터로
아내에서 어머니로 전이되는 시향
요양원 생각이로군요
요즘따라 부쩍 모친에 대한 근심이 느셨습니다
좋습니다, 회장님!
김선근님의 댓글

항상 시속에 파묻혀 사시는 오영록 시인님
그 열정과 끈기에 경의를 표합니다
이번 두군데 수상에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감사드립니다
김선근님의 댓글

이번 가을소풍때 뵙게 되어 얼마나 반갑던지요
시인짐 모습 뵈면 시가 줄줄 쏟아질 것만 같습니다
시인님 자주 뵙기를 소망합니다
감사드립니다 이진환 시인님
김선근님의 댓글

네 김부회 시인님
엊그제 어머니 옷 사러 아울렛 깄다가
제 옷만 사가지고 왔습니다
구순을 넘었어도 단풍들고 싶어하시는 어머니를
이렇게 늘 배반하며 살고 있습니다
가을 끄트머리에서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김선근님의 댓글

아이고 갑장님 잘 계시지요
끊임없이 다작을 하시는 모습에 놀랍습니다
요즘은 필이 꽂혀야 시를 쓰게 되더군요
게을러진 것인지 ,,,,ㅎ
암튼 또다시 불효자인 것을 실감했습니다
따스한 걸음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