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4] 상앗빛 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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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앗빛 사리
최정신
이우는 가을을 건너다 등 너른 품에 안겼습니다
부리를 쪼으며 지상에 마실 온 손님이
연두 젖니로 허공에 그린 수채화 한 폭
푸른 생을 덜어내고 늙은 몸 그늘 지우는 풍경
햇봄도 아닌 이 깊숙한 가을
호랑나비 한 무리 묵음의 날갯짓으로 날아드는데요
꽃인가, 꽃이었던가, 아득하여라, 그렁하여라,
이 황홀을 거저 받고 궁핍한 주머니를 뒤져 봐도
내 줄 것이 없어 살그머니 발길 돌리는데요
무른 소멸 안쪽에 감췄던 구린내 나는 상앗빛 말씀 몇 알
정수리에 톡, 톡, 던져주던 거에요
벌건 대낮 누가 보았나, 들킨 바람을 저만치 밀어내고
곰 삭힌 말씀 낱낱이 펴 읽어 보니
미혹을 지우면 천성으로 드는 길이 있다며
노오란 장삼 훌훌 벗으며 서 계시는 불성 한 분
당신의 생도 한마당 다비식,
댓글목록
李鎭煥님의 댓글

푸른 생을 덜어내고 늙은 몸 그늘 지우는 풍경/
단풍이다하고만 바라볼라하지만...
인사드리고 갑니다.
오영록님의 댓글

미혹을 지우면 천성으로 드는 길//
어제도 지우고 오늘도 지워봅니다.
건강히 감기조심
따스하소서~~~ 지가 요즘 맴이 부실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꽃인가, 꽃이었던가, 아득하여라, 그렁하여라,
이 황홀///의 지경
한바탕 다비식입니다
고즈넉한 시향
감사합니다, 선생님!
金富會님의 댓글

미혹을 지우면.../
저마다 시 짓기 기술이 다르고느낌이 다르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취향의 시 한 편....
잘 감상하고 갑니다.
박커스님의 댓글

여기 강화도 춥지만 단풍이 온통 가득합니다.
건강하시구요,,날씨가 변덕이 넘 심해서,,,
은영숙님의 댓글

최정신 님
존경하는 선생님! 안녕 하셨습니까?
금년도 사 계절이 가면서 황금빛 은행잎에 깊이
숨겨저 있는 상앗빛 진심사리의 다비식을 떠올려 봅니다
피아노의 음원이 속으로 우는 그렁그렁 눈물 머금는
자아에 심취 해 봅니다
가을 하늘과 은행잎의 수채화 속에 앉아 삶의 참회
그렁한 이별을 생각하면서......
선생님! 건강이 최고입니다
건안 하시고 고운 행보 되시옵소서
최정신 선생님!!
최정신님의 댓글

다녀가 주시고 흔적 주신 시인님들...
겨울이 문턱입니다
단비 내린 후 바람이 싸아 합니다. 따듯한 가을밤 되세요
은영숙님...건강에 적신호가 계시던데
곧 파란불로 바뀌리라 기원드립니다
이미지에서 멋진 습작으로 창방 구들이 후꾼후꾼합니다. 감사합니다^^*
어진내님의 댓글

상앗빛 사리 떨구며
다비식을 올리는 불성 한분
....한 편 한 편 최정신 시인님의 시를 뵐 때마다
사리같은 시를 뽑아 올리시는 귀한 시에 폭 빠져봅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어진내님...이미지는 먼지 날리는 창고를 뒤적이게 합니다
습작 많이 하여서 문학의 향기 피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