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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벤트 3 > 알바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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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태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54회 작성일 15-11-09 21:01

본문

 

                     알바의 꿈

 

고기안개가 짙은 날 역겨운 삼겹살 냄새

안개가 싫어졌다

굴러간 공을 찾으러 풀숲으로 갔던

유년의 어느 날도 공은 보이지 않고

안개가 검게 끼었었다

안개의 트라우마는 늘 우울한 독방에 나를 가둔다

먹지 못해 죽은 걸신이 유영하는 거리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한다

걸신들은 오늘도 게걸스럽게

튀어나온 배와 삐져나온 살을

혁대와 부래저로 단단히 묶고

메뉴판을 뒤적인다

접시를 타고 날아다니는 붉은 살

고깃덩어리는 철철 넘쳐나는데

비겟덩어리의 일거리가 없는 거리

닥치는 대로 뜯어먹는 도시의 걸신들은

먹는 것으로 좌절된 허기를 채운다

쌓여가는 접시를 떨어뜨리지 않고

돌리는 곡마단의 난장이처럼

접시는 내 몸의 우듬지로 자라났다

유성처럼 질주하는 어둠의 불빛

고시원의 차가운 벽을 더듬어 잠이 들면

나는 대청봉의 독수리로 하늘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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