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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과 나와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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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오징어볼탱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92회 작성일 15-11-10 17:45

본문

감 세개가 내 앞에 있다.
저녁 식사를 하고 
사장님이 잘먹는 사원이라며 예쁘다고 내게 주신 감 세개.

당직실에 올려 놓고 감과 대화한다.

감아, 감아.
내가 널 먹어도 돼니?

저녁 메뉴로 나온 돼지고기는 마음껏 먹어 놓고
감은 먹기를 왜 고민하는가...


감을 응시한다.

감 하나. 감 둘. 감 셋.

낮엔 갈구던 사장님이 그래도 애정으로 주신 감 세개..


아프게 먹어 치워야 할까?
감사하게 먹어 치워야 할까?
내가 맛을 음미 하는 동안 저 감은 뭐라 느낄까.
뭐라 느낄까. 뭐라 느낄까...

감아..
너는 누구니?

사장님이 준 것만도 아닌
먹힐까봐 두려워 하는 생명체만도 아닌 
감나무의 열매로 앉아 있는 감의 정체..

나는 나의 뱃살을 
주무르며 생각했다.

나는 나의 뱃살 지방이나마
남에게 베풀수 있는 사람일까.

한끼를 덜먹어 굶어 죽는 아이를 살릴 수 있다면
매일 기꺼이 그리할 수 있는 착한 돼지일까?

감의 새끼인 씨앗을 맡기기 위해 살을 내어준 나무.
그 나무를 배신하고 쓰레기통에 씨앗을 버려도 될까?

어쨋든 내 앞엔 땡감 세개가 놓여 있고
나는 하나를 먹었다.
맛있는 감.

그런데 감아 감아. 
넌 날 어떻게 느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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