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하루가 천년인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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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년, 천년이 걸려도 반만년이 걸려도 탑 하나 허물기 힘든데
식당 바닥 세월은 얼마나 빨리 흘러
하루에도 대여섯번 공든탑이 무너지고 또 무너지나
한 시간이 오백년, 천년이라 접시탑, 종지탑, 뚝배기, 국그릇탑
세우고 허무는 일이 이다지도 힘에 겨운가?
칠십년 팔십년 백년을 정진해야 쏟아진다는 사리가
삼십분, 한 두시간 정진에도 열에 들뜬 얼굴마다 지천인가
사람들의 생이 봉안된 콘크리트 탑들의 수명도 오십년 백년인데
사람들은 초침처럼 바쁘게 탑돌이를 하며 소원을 빌고
오늘도, 산청 돼지 국밥집 김 진녀 할머니
하루만에 천년, 만년, 반만년을 살려고
시침보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접시탑, 종지탑, 뚝배기, 국그릇탑
아침 햇살 옥개석처럼 받든 탑전을 돌아가시네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생이 봉안된 콘크리트 탑들의 수명도 오십년 백년인데
사람들은 초침처럼 바쁘게 탑돌이를 하며 소원을 빌고
오늘도, 산청 돼지 국밥집 김 진녀 할머니 /
거침 없이 읽히는 시의 맛...고개 주억이게 하는 서술...
이미지와 절묘하게 조화로운 좋은시 읽었습니다
자주 좋은 글 놓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