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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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버렸다/Sunny
친정엘 갔다 시집간 딸과 함께
옹달샘 한 모금
도시락 남은 반찬으로 밥을 먹다 보니
빈 도시락 흔들며 먼 길 다니던 유년의 하굣길
김치냉장고 깊이 잠을 자고 있다
눈을 뜨는 곤짠지 한 통
오랜 나태가 멀겋다
한 입 먹어 본다
“엄마 손녀가 좋아하는 반찬이니 내가 가져갈게”
아끼는 것에 익숙한 노모의 눈에
꽃 한 송이 핀다
며칠 후, 딸
“ 무말랭이 어떻게 했어?”
“ 벌써 버렸다.”
댓글목록
박미숙님의 댓글

마지막 한마디에 앞의 모든 말을 잃었습니다 ㅎ 뵈어서 반가웠구요^^
하늘은쪽빛님의 댓글

소소한 삶을 정겹게 들려주시네요..
곤짠지, 특히, 이 부분요..우리도 어릴 때 무말랭이를 이렇게
부르기도 했거든요..
공감으로 머물다 갑니다..^^
雲池님의 댓글

아끼는 것에 익숙한 노모의 눈에
꽃 한 송이 핀다//
감동이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