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동이 트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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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동이 트기 전/활공
가로등불은 일찍이 어둠과 타협하고 졸고있고
하늘엔 별들이 차가운 새벽을 깨운다
이웃집 개는 뭐가 그리 못마땅 한지 짓어댄다
하나 둘 창문으로 흘러 나오는 불빛을 보니
나처럼 새벽 잠 없는 사람들이 하루를 준비하고 있다
삶은 누구나 비슷하여 특별한 무엇이 있겠는가?
동쪽으로 부터 가로등불이 하루일과를 마치고 잠들고
희미한 빛들이 서서히 어둠을 잠재우고 붉어진다
하얀 영혼들의 춤사위는 끝이나고
새벽 닭이 힘차게 새벽을 감아쥐고 울어댄다
이웃집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저 높은 산 꼭대기에서부터 해오름이 시작된다
어두운 그림자 하나 둘 고개 숙이며
아침 노을 속으로 녹아들어
황홀한 빛의 가무가 시작되었다
우주의 질서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일년 365일 그 모습인데
사람 마음은 간사하여 조석으로 변하는 알 수 없는 영역이다
끝 없는 붉은 기운들이 이 집 저 집의 사연을 품에 안고
하늘로 치솟아 새벽 하늘이 색칠을 한다
먼 동이 트는 순간 맥박은 빨라지고
바람도 조용하여 마치 꿈결같은 새벽이다
들썩이던 새벽이 잠들고 나니
아침 노을이 가슴으로 내려 앉아 천상의 가무를 본듯하다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동 트기 전 행간에 삶이 묻어 납니다
잘 감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