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의 노래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무화과의 노래 / 채정화
내 안 수심 깊은 곳
물살 해적일 때마다
너울너울 슬픔 드리우는 그대여
핏빛 꽃잎 한 장으로
그대 안에 몸 뉘일 수 있다면
평생 창이 없는 조붓한 곳이어도
나는 좋겠네
푸른 밤을 구르는
옥빛 투명한 그리움
그대만의 그윽한 향기이고 싶네
촉촉하게 젖어 오는
내 생의 행간마다
붉은 고백 걸어 두겠네
나, 다시 태어나도
그대 푸른 잎겨드랑이
연둣빛 촉수로 숨 쉬고 싶네.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무화과에 자신의 삶을 얹어,
꿈을 이루고자 하는 갈망이 연두빛으로 빛 나네요
어찌보면, 무화과가 드리우는 그리움의 미적차원을 의식하여
화자 자신의 마음에 아우르는 시적 대상을
형상화하고 있다는 느낌도 들구요
무화과 같은 삶, 저도 살아보고 싶습니다
- 넌, 안돼... 라고 하실지라도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하늘은쪽빛님의 댓글의 댓글

네..
무화과는 꽃이 보이지 않아 열매만 있다고 한다지요..
안으로 숨어 피는 꽃,
열매라고 알고 먹는 것이 사실은 꽃이라는 거..
언제부턴가 무화과가 맘에 다가오더라구요..
그 처연한 숨죽임이 슬프고 아름답고, 隱花果로도 불린다죠..숨어있는 꽃이라 하여..
그 누가, 넌 안돼..라고할 수 있을까요(웃음)
졸시보다 고운말씀 감사드립니다..^^
그대로조아님의 댓글

옥빛 투명한 그리움
그대만의 그윽한 향기이고 싶네
내 생의 행간마다
붉디 붉은 고백 멈출 수 없겠네
그대 푸른 잎겨드랑이
연둣빛 촉수로 숨 쉬고 싶네/
꽃이 없다하여 無花果
꽃이 숨이있다하여 隱花果
얼마전에 무화과를 먹어봤었는데
달콤, 향긋하니 부드러운 느낌이
쪽빛님으로 인해 되살아납니다.
어머님 건강은 좀 어떠시온지....
건안, 행복한 가을이 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