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키우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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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키우는 여자/
반항도, 기도 펴지 못하던 시절
언제부턴가 배 밖으로 나오고 싶은 간肝을
한 그루 나무처럼 키우고 있었지요
맘속에 어깨띠를 두르고
시위를 시작했지요
남편보다 늦게 귀가하기, 다짐을 하고
관악산을 오른 적 있지요
단단한 각오는 어디 가고
산도 나무도 바람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하루가 왜 그리 길던지
어둠이 내릴 때쯤
산행을 구겨 넣고 탄 전철은
그날따라 거북이걸음으로 가슴을 방망이질하고
어느새 삐질삐질 전철을 밀고 있는 길들여진 삶
배 밖으로 나와 있던 간과 어깨띠는
어디서 흘려버렸는지 간 곳 없었지요
대신 어이없고 화난 나무 한 그루
지하철 손잡이에 매달려 있던
시간이 흘러 이젠 제법 튼실하게 자란
나무 한 그루
한 몸 기댈 시원한 그늘이며
도전하지 않으면 그 무엇도 얻을 수 없다는 걸
새소리 바람 소리가 귀엣말을 하는,
댓글목록
고현로님의 댓글

으리...
거필을 기원드립니다.
도전하지 않으면 그 무엇도 얻을 수 없다
게으름을 찌르는 명제, 감동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