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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키우는 여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SunnyYann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750회 작성일 15-10-11 19:54

본문

간 키우는 여자/

 

반항도, 기도 펴지 못하던 시절

언제부턴가 배 밖으로 나오고 싶은 간

한 그루 나무처럼 키우고 있었지요

맘속에 어깨띠를 두르고

시위를 시작했지요

남편보다 늦게 귀가하기, 다짐을 하고

관악산을 오른 적 있지요

단단한 각오는 어디 가고

산도 나무도 바람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하루가 왜 그리 길던지

어둠이 내릴 때쯤

산행을 구겨 넣고 탄 전철은

그날따라 거북이걸음으로 가슴을 방망이질하고

어느새 삐질삐질 전철을 밀고 있는 길들여진 삶

배 밖으로 나와 있던 간과 어깨띠는

어디서 흘려버렸는지 간 곳 없었지요

대신 어이없고 화난 나무 한 그루

지하철 손잡이에 매달려 있던

시간이 흘러 이젠 제법 튼실하게 자란

나무 한 그루

한 몸 기댈 시원한 그늘이며

도전하지 않으면 그 무엇도 얻을 수 없다는 걸

새소리 바람 소리가 귀엣말을 하는,

추천0

댓글목록

고현로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으리...
거필을 기원드립니다.
도전하지 않으면 그 무엇도 얻을 수 없다
게으름을 찌르는 명제, 감동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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