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오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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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오후에 / 안희선
푸른 하늘,
부드러운 바람,
환한 햇빛에 수줍은 대지
먼 지평선에서 한가로이 거니는 구름
소리 없이 열리는 가슴에
미소짓는 내 어린 시절의 꿈
교차(交叉)하는 추억 사이로,
희망이 만들었던 신호들이 정겹다
이유도 없이 편해지는 마음,
이렇게 근심어린 삶 속에서도
투명한 햇살을 타고,
멀리 날아가는 새
길게 낙하하는 시간
홀로 길 한가운데 멈추어,
조용히 빛나는 오후에 잠긴다
주위엔 아무도 없다,
모두 나를 앞질러 달려갔기에
그래도 외롭지 않은,
이상한 오후
하늘의 절반이 흐려져도
곧 다시 개일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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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하늘은쪽빛님의 댓글

어수선한 마음이 시를 감상하는 동안..
차분해지네요..
때론, 잔잔한 음악처럼 스며드는 시,
하늘의 절반이 흐려져도
곧 다시 개일 거 같아요..
고운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안희선님의 댓글

부족한 글에 고운 발, 걸음으로 머물러 주신 쪽빛 시인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