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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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저 문으로 올까?
한 번도 메뉴판의 음식은
저를 위해 만들어 본 적이 없다.
어제 먹다 남은 된장찌개에
밥 한술 뜨고
오후 두시는
칼국수 세 개
동태찌개 하나
순두부 하나로 끝이다.
보증금이 싸면 권리금이 없고
월세가 비싸면 시설을 해야 했다.
걸핏하면 막히는 하수구가
토를 하고
여차하면 날아드는 세금 폭탄
금고 대신에 쓰던 반찬 통에
저녁 찬거리를 덜어내면
동전이 굴러다녔다.
IMF, 리먼브러더스, 세월호, 메리스
끝을 알 수 없는 불황의 그늘 속에
출구를 찾을 수 없다.
그 사이 건물주인은 두 번이나 바뀌고
이달부터는 월세를 이십만 원 올렸다.
시어머니를 모신 요양원에서 전화가 왔다.
틀니를 새로 맞추어야 하는데
도무지 열 수 없는 입,
시어머니는 치매를 앓고 있었다.
두 숟가락 남짓 한 죽과 영양제 주사로
간신히 버티고 계셨다.
이대로 가시면 그 원망을
가슴에 두고 가실까?
오른 월세 일 년 치면
시 엄마가 입을 열어 줄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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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나문재님의 댓글

아무르박님이 여자선생님이셨나봐요, 저는 남자분인줄 알았어요.
세 얻어 장사하면 쥔만 존일 시킨다는 말이 맞는거 같아요
오른 월세 일 년 치면
시 어머니께서 딱 여시고는 뭔 놈의 세상이 이렇다냐!! 하시겠지요?
가슴이 짠 해지는 글 잘 읽고 갑니다.